“흉기 난동 대비할 호신술 배워보세요”

이소정 기자 2023. 8.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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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난동 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생활 도구를 이용한 적극적 방어로 '골든타임 10초'를 벌어 도망치는 겁니다."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전성용 한국아르니스협회 호신술센터 대표는 "오늘은 도망치는 연습을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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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치구, 시민 안전 대책 마련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전성용 한국아르니스협회 호신술센터 대표(오른쪽)가 호신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성동구는 다음 달 2일까지 호신술 안전 교육을 진행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흉기 난동 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생활 도구를 이용한 적극적 방어로 ‘골든타임 10초’를 벌어 도망치는 겁니다.”

27일 서울 성동구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전성용 한국아르니스협회 호신술센터 대표는 “오늘은 도망치는 연습을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전 대표는 수강생에게 휴대전화, 립스틱, 볼펜 등을 쥐고 반격해 시간을 버는 기술을 가르쳤다. 최근 이어지는 흉기 난동에 대비해 가방으로 칼을 막는 방법도 선보였다. 전 대표는 “경동맥, 기도 등 급소를 보호하려면 몸의 왼쪽을 주로 방어해야 한다”며 “겁을 먹고 몸을 움츠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최근 수도권 등에서 이어지는 흉기 난동과 관련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 호신술 교육에 수강생 92% ‘만족’

성동구는 12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2일까지 ‘호신술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성동구 관계자는 “회당 정원을 15명으로 정했는데 전화 문의가 쇄도해 정원을 20명으로 늘렸다”며 “접수 당일 6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은 성동생명안전배움터에서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는데 수강생들은 각종 반격 및 방어 기술을 배웠다. 실전 같은 교육에 일부 수강생이 넘어지기도 했지만 다들 진지한 모습이었다. 전 대표는 “공격을 할 줄 알아야 상대가 어디로 흉기를 휘두를지 예상하고 방어도 할 수 있다”며 “가방을 이용해 위협을 막았다면 가방으로 상대의 얼굴을 밀고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신술 교육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성동생명안전배움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업 참여자 62명 중 57명(약 92%)이 ‘수업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날 친구 두 명과 수업에 참여한 김채영 씨(26·여)는 “최근 흉기 난동 사건들을 보면서 호신술을 배우고 싶어 참석했다”며 “실전용 기술을 여럿 배우니 어떻게 피할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배운 것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평소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만족도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호신술 교육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 순찰 강화, 호신용품 제공 등 대책 내놔

주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다른 자치구들도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강력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관악구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이중잠금장치 등 안심장비 홈세트를 지원하고 있다. 또 범죄 취약 지역에 호신용품을 비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강남구는 2026년까지 폐쇄회로(CC)TV를 매년 50대씩 추가로 설치하고 2024년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선별관제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은평구는 북한산 산책로가 많은 점을 고려해 60여 명 규모의 공원안전 지킴이 순찰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도 시민 안전을 위해 자치구 및 경찰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무차별 범죄 대응 시·자치구 구청장회의’를 연 자리에서 등산로 등 CCTV 미설치 지역을 전수조사하고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 대상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밤길 귀가 동행 서비스 제공 지역을 현재 15개 자치구에서 전 자치구로 확대하고 시·구·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무차별 범죄 예상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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