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마음으로 품어야 하는 유기동물

경기일보 2023. 8. 29. 03: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동섭 인천광역시의회 행정안전위원장

‘발로 뛰는 소통의 달인’으로서 매일 아침 시민과 소통하고자 공원을 거닐다 보면 반려동물과 산책하며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시민들을 자주 보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반려동물을 통한 고립감 해소와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해 개, 고양이 등과 같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가 급속히 증가했다. 반려동물 수출입 분야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의하면 2022년 말 반려가구는 552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하며 반려인은 1천26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 반려가구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절반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버려지는 동물 역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운영하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우리가 버린 것으로 공식 등록된 동물은 94만7천98마리로 일평균 372마리가 유기되고 있다. 반려동물은 어릴수록 귀여워 입양 시 인기가 많으나 현실은 다르게 생후 1년 미만으로 추정되는 어린 동물의 유기가 전체의 39.3%를 차지하는 등 고민 없이 반려동물을 들였다가 쉽게 버리고 있다. 유기동물은 등록 절차를 거쳐 주인을 찾아주거나 동물보호센터에서 10일 이상 주인을 기다리다 지자체 소유로 넘어간다. 지자체 소유가 된 유기동물은 새 주인을 만나거나 안락사를 당할 뿐이다.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 전환을 통해 한때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이 버려지지 않는 사회 문화를 만들고 유기 동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보호시설의 환경과 관리를 개선해야 하며 보조금이나 적극적인 홍보로 입양자들의 관심을 유발해 입양을 촉진해야 한다.

1978년 10월15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선포된 세계 동물권리 선언의 제1조는 “모든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한 생명권과 존재할 권리를 가진다”다. 세계인권선언 이후 30년 만에 동물권 선언이 나온 것으로 그로부터 10여년 뒤인 1991년 한국에서도 동물보호법이 처음 만들어졌고 이제는 단지 동물 보호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이 보편화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입양에서 양육, 장례에 이르기까지 가족에 준하는 책임감으로 관리해 반려동물 양육문화를 성숙시키고 동물보호소가 텅텅 비는 유기 동물이 없는 그런 날이 되기를 소망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