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가 국대에서 4번이 아니라 15번인 이유!...16년 전 별이 된 친구 향해 “그립다 친구야”
[포포투=가동민]
세르히오 라모스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15번을 입는 이유가 있다.
라모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16년이나 지났는데 믿기지가 않는다. 너 없이는 하루도 내 앞에서 지나가지 않는다는 걸 알잖아. 너는 영원하고 우리는 네가 그립다. 친구야”라는 글과 함께 안토니오 푸에르타를 추모했다.
세비야 안달루시아 지방 출신인 라모스는 세비야 유스에 들어가면서 축구를 시작했다. 라모스는 세비야 유스에서 푸에르타를 처음 만났다. 둘은 절친한 사이였다. 이후 2003-04시즌 두 선수는 세비야에서 프로 데뷔를 성공한다. 지금은 센터백으로 유명한 라모스지만 당시엔 오른쪽 풀백을 맡았다. 푸에르타는 라모스의 반대편인 왼쪽 풀백에서 뛰었다.
라모스는 2004-05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18세였던 라모스는 컵 대회 포함 41경기를 소화헀다. 이때부터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이며 리그에서 2골을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모스를 주목했다. 2005-06시즌 수비 보강이 필요한 레알이 라모스와 푸에르타 영입을 추진했다. 라모스는 레알 이적을 선택했지만 푸에르타는 세비야 잔류를 선택한다.
레알 유니폼을 입고 라모스는 최고의 수비수가 됐다. 페르난도 이에로의 등번호였던 4번을 받았다. 라모스는 주로 오른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후 2011-12시즌 히카르두 카르발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주전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센터백으로 완전히 변신하면서 라모스의 진가가 나타났다.
파이터형 수비수로 유명한 라모스는 183cm의 큰 키는 아니지만 좋은 운동 능력과 위치 선정으로 공중볼 경합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태클 능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수비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빌드업 능력도 뛰어났다. 롱킥으로 반대 전환을 하거나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라모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건 세트피스에서의 클러치 능력이다.
라모스는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선수다. 그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준 시즌은 2013-14시즌이었다. 라모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머리로 2골을 기록하며 결승을 이끌었다.
레알은 UCL 결승에서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만났다. 이케르 카시야스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며 레알은 끌려갔다. 경기 종료 직전 라모스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후반 추가 시간 루카 모드리치의 코너킥을 라모스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결국 연장에서 3골을 넣으며 레알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은 레알의 UCL 10번째 우승이었다.
카시야스가 팀을 떠나면서 라모스가 레알의 주장을 이어받았다. 라모스는 리더십을 보여주며 레알을 이끌고 유럽을 평정했다. 2015-16시즌 레알은 한 번 더 UCL 결승에 올랐고 이번에도 아틀레티코를 만났다. 라모스가 세트피스에서 골을 넣으며 레알이 앞서나갔다. 이후 동점골을 허용했고 승부차기 끝에 레알이 승리했다. 이후 2번 연속 UCL 정상에 오르며 UCL 3연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라모스는 레알의 레전드로 평가받는다. 레알에서만 공식 경기 671경기를 소화했고 수비수의 기록이라고 믿기 어려운 101골 40도움을 기록했다. 라모스는 레알에서 라리가 5회, UCL 4회 등을 차지했다. 개인적으로는 FIFA FIFPro 월드 XI에 11번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수비수가 됐다. 라모스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레알을 떠나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PSG에서 2시즌을 소화하고 현재는 소속팀이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대표팀으로서도 라모스는 레전드가 됐다. 2005년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고 2021년 은퇴할 때까지 180경기에 출전했다. 스페인 최다 출장 기록이자 유럽 선수 역대 최다 출장 2위 기록이다. 라모스는 스페인 황금세대와도 함께했다. 2008 유로, 2010 남아공 월드컵, 2012 유로까지 스페인의 메이저 대회 3연패에 일조했다.
라모스의 상징은 4번이다. 레알에서 4번 유니폼을 입고 16년을 뛰었고 PSG에서도 4번을 달았다. 하지만 스페인 대표팀에선 15번을 달았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절친 푸에르타를 기억하기 위함이었다. 푸에르타는 2007-08 시즌 헤타페와 개막전에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라모스는 푸에르타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입던 15번 유니폼을 이어 받은 것이다. 라모스는 퇴장을 많이 받는 선수로 유명한데 푸에르타의 대표팀 15번을 입고 한 번도 퇴장당하지 않았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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