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못 바꿔"vs"상영 막을 것"...'치악산'·원주시, 깊어지는 갈등[TF초점]
논란의 연속 '치악산', 예정대로 9월 13일에 개봉할 수 있을까
'치악산'(감독 김선웅)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로, 1980년 18토막이 난 시신 10구가 잇따라 발견됐다는 치악산의 괴담을 소재로 한다.
이를 접한 원주시는 괴담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만들어지면서 지역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치악산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와 두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치악산'이 등장하는 대사를 삭제 또는 묵음 처리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했음을 고지 등을 요청했다.
결국 원주시는 27일 "회의 과정에서 시의 제안을 수용할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뒤돌아서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태를 보면 협상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치악산'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상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최근 묻지마 흉기 살인 사건과 등산로 성폭행 사건 등 강력 범죄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조차 알지 못하는 괴담이 영화로 만들어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화 개봉으로 원주시민 그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악산 국립공원에 있는 사찰 구룡사는 28일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와 '치악산' 브랜드를 사용하는 농축산·관광 업계는 상영 반대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러한 갈등을 두고 네티즌들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개봉 및 상영 자체를 막는 것은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관객들이 다양한 작품을 즐길 자유를 뺏어가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내용의 영화가 지역 주민이나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곤지암'(2018)도 경기 광주 곤지암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했다가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었다. 실제 장소에 관한 괴담을 소재로 다루는 만큼, 당시 정신병원 건물 및 부지 소유주가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영화는 명백히 허구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공포영화에 불과할 뿐"이라며 표현의 자유에 손을 들어 기각됐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밀양'(2007)은 유괴 및 살인 사건과 민감한 종교 문제 등이 소재로 쓰이면서 주민들로부터 탐탁지 않는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전도연이 한국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고, 밀양시는 영화 주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밀양역에 전시하는 등 지역 홍보로 적극 활용했다.
'치악산'이 어떤 절차를 밟을지 아직 가늠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치악산'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치악산'은 김선웅 감독이 자신의 SNS에 해외 영화제용이라며 자극적이고 잔인한 포스터를 게재해 한 차례 논란에 휩싸였고, 원주시와 갈등을 빚으면서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이슈지만, 영화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예비 관객들에게 작품의 제목을 각인시킬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수확이다.
'치악산'이 '곡성'과 '곤지암'의 뒤를 이으며 화제성을 업고 예정대로 개봉할 수 있을지, 원주시와 갈등을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치악산'은 9월 13일 개봉을 확정했고, 오는 31일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재진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치악산' 관계자는 <더팩트>에 "시사회 일정은 변동 없다. 예정대로 홍보 일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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