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국가를 우선하는 해외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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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 영국 런던에 있었다.
전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런던 도심인 피커딜리서커스에 시민들이 모여 반전 집회를 열었고 관공서와 집, 상점들 곳곳에 노란색과 하늘색의 우크라이나 국기가 내걸렸던 것이 기억난다.
영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심 국가인 것은 사실이지만, 다수 런던 시민들과 얘기해보면 그들이 단순히 러시아가 반서방 국가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으로 분노한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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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을 때 영국 런던에 있었다. 전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런던 도심인 피커딜리서커스에 시민들이 모여 반전 집회를 열었고 관공서와 집, 상점들 곳곳에 노란색과 하늘색의 우크라이나 국기가 내걸렸던 것이 기억난다. 대학에선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무고한 희생에 분노했다. 도시 전체가 전쟁에 분개하고 시민들 스스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이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한국의 경제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한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될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혹은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 시민이 세계 문제에 더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반만 맞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국가와 시민은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받지만 별개다. 우리가 과거 원조를 받는 나라였기 때문에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도 지속적이기 어려운 사고다. 잼버리 사태에서 국격 훼손이 우려되자 시민들이 홈스테이, 음료 지원 등에 나섰던 것처럼 시민이 언제나 국가의 ‘격’을 위한 지킴이일 수는 없다.
그보다는 시민 자체의 역량 제고 차원에서 세계 시민의식이 높아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시민이 해외 원조에 참여할 때 꼭 국가의 ‘격’을 따져서 하는 것은 아니다. 인권·민주주의에 대한 우려 등 여러 차원이 있을 수 있다. 국가가 발전하는 것과 함께 시민 자체의 대외 공감력과 감수성도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국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국가와 시민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사회통합의 힘이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단일하지 않은 사회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2%가 다문화가족의 일원이다. 이 비율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먼 곳의 위기가 내 이웃의 위기인 사회가 오고 있다. 한국이 국가 주도로 ‘글로벌 중추국가’가 되는 것도 좋지만, 시민사회 자체의 ‘세계화’도 필요함을 짚어보게 하는 조사 결과다.
홍주형 외교안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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