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는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

2023. 8. 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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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캠프데이비드 원칙을 전 세계에 선언했다.

미·일 정상이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원칙 두 문서에서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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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18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캠프데이비드 원칙을 전 세계에 선언했다.

캠프데이비드 정신에 27개 큰 사업들이 3국의 공동 추진 과제로 명시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북핵 대응체제 구축을 비롯해 인공지능(AI)·우주·양자 컴퓨팅 등 첨단산업 관련 협력, 여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업까지 안보, 경제, 환경, 세대를 망라했다. 이번 선언이 갖는 전략적 의의를 정리해 본다.
이인배 국립통일교육원장
첫째, 역사적으로 최초의 한·미·일 ‘포괄적 안보협력 레짐’이 태동된 것이다. 3국 정상이 전통적 안보 분야를 넘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포괄안보 개념에 입각한 국제레짐을 발족시킨 것이다.

두 번째 의미는 한반도 문제에 보다 직접적이란 점이다. 미·일 정상이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캠프데이비드 정신과 원칙 두 문서에서 선언했다. 우리 헌법 4조가 명령하고 있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목표를 미국과 일본 정상이 함께 최초로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이는 전략적으로도 신의 한 수다. 대북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한·미·일이 일치된 행동과 메시지를 보이는 건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매우 중요하나 쉽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취할 때,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강조하며 북한과의 대화에 치중해 약한 고리가 됐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핵위협에 한목소리를 낼 때 우리 정부가 ‘적극적 평화’를 외치며 루프홀(loophole)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미·일 정상이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이라는 대한민국 정부의 국가목표를 한 마음으로 지지함으로써 약한 고리 발생 여지를 미연에 차단했다. 자유민주적 통일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는 신뢰 위에 한·미·일이 북한에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하게 될 때, 전략적 이견 노출이 아니라 전략적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셋째로 이번 선언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거짓 비핵화 담론을 종식시켰다. 혹자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언급하더라도 남한에 핵이 없으니, 북한 핵포기와 같은 뜻 아니냐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성공했다고 선언한 지 6개월 후인 2016년 7월6일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을 읽어보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성명에서 북한은 공식적으로 본인들이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가 남한에서의 ‘핵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에 있다고 명확히 선언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는 북한 당국의 속내로는 이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는 한·미·일에게 있어서는 전략적 목표가 아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포기를 일컫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3국의 전략적 목표다.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계기로 헌법 4조에 입각한 우리의 통일비전을 세계화시켜 국제사회에서 통일담론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고 정상 및 정부 차원을 넘어 민간분야의 협력 사업들까지 협력 생태계가 더욱 두터워져야 한다. 이 국제레짐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확장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인배 국립통일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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