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광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원전 오염수 방류에 여행가도 발칵 [여행가중계]
그중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일본 원전 오염수부터 한동안 잠잠했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진행 소식까지. 가을바람처럼 어느새 찾아와 여행가를 놀라게 한 큰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후 약 12년 반만이다. 일본 정부는 최소 30년에 걸쳐 원전에 쌓인 오염수 137만t을 해양에 방류할 예정이다.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으나 결국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이 소식에 여행가는 숨돌릴 틈도 없이 큰 타격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6일 일본정부관광국(JNTO)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일본 외국인 방문객 3명 중 1명이 한국인이었다. 이렇듯 일본 여행이 본격적으로 성행하기 시작해 일본 관광상품을 확장하고 있던 한국 항공·관광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노재팬’ 운동 등이 당장 일어날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일본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한다면 항공 산업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 고용 시장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의 일본 여행 전문 EGL 투어의 스티브 후엔 대표는 23일 일본 여행을 계약한 홍콩인의 수가 21일과 22일에 비해 약 20% 줄었다면서도 곧 다시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홍콩 여행산업협회의 패니 융 국장은 몇 주 혹은 몇 달간 일본행 여행객이 최소 20% 줄어들 것으로 봐 여행사 측에 오염수 방류 영향을 받지 않는 일본의 다른 지역으로 여행 상품 목적지를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 9일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발표한 ‘7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전월 대비 12.4포인트 하락했다.
제주연구원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제주지역 관광 소비 의향’ 조사 결과 응답자의 66.4%가 관광업계에 미칠 지역의 여파가 다른 지역 대비 클 것이라고 답했다. 관광 소비지출은 연평균 약 29%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원전 오염수 방류에 경북 지역도 힘을 합쳤다. 지난 12일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을 포함한 경북 동해안 상생협의회는 정기 회의를 개최했다. 협의회 측은 “수산물 소비심리 위축은 물론이고 관광·레저 업계의 연쇄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정부에 방사능 오염수 유출 피해 업종 지원을 위한 기금 편성 등 공동 대응 안건을 건의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도쿄전력 측이 제공하는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 주기적으로 한국 측 원자력 전문가를 국제원자력기구(IAEA) 후쿠시마 원전 현장 사무소로 보내 안전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방류 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홈페이지에 오염수 방사능물질 농도를 측정한 자료를 공개하며 적극적인 불안감 종식에 나섰다.
앞서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인 김성환 원장은 “방류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증가하는 방사선량이 미미하므로 여기에 따른 암과 기형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나라 해역에서 해양생태계에 대해 모니터링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초 내기로 했던 합병 심사 결정을 유럽연합 진행위원회가 10월로 미루는 등 합병에 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합병 소식을 기대하던 항공·관광업계 시장도 회의적으로 돌아섰다.
2020년부터 시작해 대한항공·아시아나의 기업 결합 노력이 3년째 이어지자 인수 무산설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현황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영국·중국 등을 비롯한 11개국의 기업 결합 심사를 통과했다.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EU, 일본 3개국의 기업결합심사 진행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합병 결정이 밀리며 해외 경쟁 당국이 합병을 더 까다롭게 심사해 불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심해진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해외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합병을 탐탁지 않게 여길 수 있다는 게 주요한 이유다.
합병 과정에서 운신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여객선 수에서 LCC(저비용항공사)에 밀리는 등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규직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91명이나 감소했으며 이자 비용은 202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1%나 증가했다. 대한항공 역시 3년간 1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쓰며 아시아나와의 기업 결합을 추진해 왔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 회사의 이연수익은 총 3조4066억 원에 달한다. 이연수익은 최초 매출 거래 시점의 마일리지를 수익으로 환산하지 않고 추후 마일리지 소진 때 수익으로 환산한다. 즉 이연수익만큼 마일리지가 쌓여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두 항공사는 마일리지 사용 서비스를 확대해 부채를 줄여 재무 안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합병 관건은 대한항공의 유럽연합 경쟁 당국을 설득할 시정 조처 방안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경쟁 당국의 과도한 시정조치 요구에 대해 합리적 대안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과정에서 특히 대한항공이 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한 여객 슬롯을 대규모 반납하면서 LCC도 분주해졌다. LCC는 중단 거리 노선 취항이 대부분이다. 대한항공이 반납한 수익률 좋은 중장거리 노선의 슬롯을 차지하기 위해 제주항공 등은 연료 효율이 좋은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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