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교서 이슬람 의상 ‘아바야’ 착용 금지…종교 갈등 불씨되나?
[앵커]
프랑스는 사적인 영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정치나 학교 등 공적인 영역에서 종교 색채를 드러내는 걸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원칙에 따라 이슬람 의상인 '아바야'의 교내 착용도 금지하기로 했는데, 새로운 종교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파리 안다영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전통 의상인 아바야 착용을 학교에서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길고 헐렁한 망토 모양의 아바야는 무슬림 여성들의 민족 복장입니다.
프랑스는 헌법에 명시된,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종교 색채가 뚜렷한 복장이나 표식을 학교에서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대인 모자인 '키파'나 무슬림 스카프인 '히잡', 큰 십자가 등을 착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아바야에 대해선 지금까지 명확한 지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학교에서 아바야 착용 사례가 늘면서 관련 논쟁이 계속되자, 신임 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종지부를 찍은 겁니다.
[가브리엘 아탈/프랑스 교육부 장관 :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학교에서는 아바야와 같은 종교적 복장이 등장했습니다. 학교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공격과 시도에 직면해 학교의 확고한 대응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아탈 교육부 장관은 교실에서 학생을 보고 종교를 식별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이번 조치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립니다.
아바야 착용 금지를 요구해온 우파 정당은 환영한 반면, 좌파 정당은 무슬림에 대한 강박적 거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앞서 2010년,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나 니캅같이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의상 착용을 금지해 무슬림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공적인 영역에서 종교를 배제하는 게 프랑스식 자유 정신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아바야 금지령이 새로운 종교 갈등의 불씨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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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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