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제발 그만”… 오스트리아 ‘지상낙원’이 화난 이유
오스트리아 유명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할슈타트 마을에서 대규모 관광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너무 많은 방문객이 몰려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지상 낙원’으로 불리는 할슈타트 주민들이 대규모 관광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하루 관광객 수 제한을 도입하고 오후 5시 이후로는 관광버스 운행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할슈타트는 알프스 기슭에 자리한 마을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최초 소금 광산이자 유럽 초기 철기 문화인 ‘할슈타트 문화’가 발원된 곳이기도 해 역사적 가치도 뛰어나다. 이를 인정받아 1997년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배경지이자, 한국인들에게는 2006년 KBS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명소인 만큼 관광업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로 인한 피해도 극심하다는 입장이다. 할슈타트 주민은 700여명 정도인데, 성수기 기준 하루 1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소음 공해와 교통 체증에 항의하는 의미로, 사진 명소인 특정 장소에 거대한 나무 울타리를 세워 주변 경치를 가렸다. 다만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모습이 공개되고 비난 여론이 일자 울타리는 철거됐다.
한편 최근 유명 관광지들이 방문객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며 각종 규제를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꿈의 관광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캐리어) 끌기를 금지한다는 규제가 등장했다. 이곳은 자갈로 포장된 길거리가 명물인데, 캐리어가 돌바닥을 지나며 내는 소리에 지역민들이 고통 받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대안이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신들의 섬’이라 일컫는 인도네시아 발리도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0달러(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걷기로 했다. 관광객 급증으로 쓰레기가 늘고 여러 인프라 시설이 부족해졌으며, 일부 비매너 관광객의 사건·사고가 늘자 나온 정부 정책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충북 영동 농로서 50대 남녀 숨진 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與의총서 '당원 게시판 논란'... 친윤 "당무감사 필요" 친한 "경찰 수사 중" 갑론을박
- 의료사고 심의위 만든다... 필수의료는 중과실만 처벌토록
- 韓총리 “67학번인데도 입시 기억 생생… 수험생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
- IT회사까지 차려 4조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한 일당 적발
- 수능 영어, 작년보다 쉬워... EBS 교재서 많이 나왔다
- “마약 투약 자수” 김나정, 필로폰 양성 반응 나왔다
- “감사 전합니다”...총리실, 칠곡 할머니 래퍼들 부른 사연
- 도로석으로 쓴 돌덩이, 알고보니 현존 최고 ‘십계명 석판’
- “타인에 노출되는 것 두렵다”... 성인 5명 중 1명 심한 사회불안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