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계란투척, 불매운동’ 중국 내 반일 확산…중일 외교당국 충돌 조짐

최서은 기자 2023. 8. 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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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도쿄의 일본 총리실 앞에서 시위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후 중국 내 반일 감정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양측은 서로 상대국으로부터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면서 유감을 표명하는 등 외교 충돌로까지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이후 중국 내에서는 일본에 대한 감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다양한 반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방류 첫날 주중 일본 대사관에는 누군가 벽돌을 던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28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또 중국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계란이나 돌이 투척되는 일도 벌어졌다.

도쿄전력은 지난 나흘간 중국 발신 전화가 6000건 이상 걸려왔다고 전했고, 후쿠시마시는 시청, 산하 공공시설, 학교 등에 중국발로 보이는 전화가 77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화에서는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중국인들이 일본 단체여행을 예약 취소하는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일본 외무성은 중국에 머물고 있거나 중국을 방문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말과 행동을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발 항의 전화와 대사관 및 일본인 학교 등에서 발생한 공격 행위에 대해 중국 측에 항의하며 대응을 촉구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받은 후 "중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침착하고 책임감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괴롭힘 전화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냉정한 행동 호소 같은 적절한 대응을 요청하는 동시에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안전 확보, 처리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발신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 조치와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중국 측에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일본의 이 같은 요구에 중국 외교부는 일본 대사관과 일본인의 안전을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일본 측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인 학교 투석 행위 등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은 법률에 따라 재중 외국인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일본의 행태에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가 비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한국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북한,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러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본이 모든 당사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똑바로 보고 핵 오염수 해양 배출을 즉각 중지하며 이웃 나라 등과 협상해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핵 오염수를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초치를 당한 주일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입장을 밝히며 중국에도 일본으로부터 ‘업무방해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장하오 대사는 “최근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일본 국내에서 온 대량의 ‘소란 전화’를 받았다”며 “이는 대사관·영사관의 정상적인 운영에 엄중한 방해를 끼쳤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법률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하고, 중국 대사관·영사관 관사와 근무 인원, 재일 기구·기업·국민, 일본을 방문한 여행객의 신변 안전을 확실히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일본이 촉구한 사안에 대해서는 중국은 계속해서 법에 따라 중국 주재 일본 대사관·영사관의 안전과 재중국 일본인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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