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무조건 '따블'" 7000원→1만2000원 바가지 요금, 태백을 떠나는 대학들

김가을 2023. 8. 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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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은 2011년부터 태백에서 추계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축구연맹 조사 결과에 따르면 85개 팀 중 태백에는 55개 학교가 묵었다.

대학축구연맹 관계자는 '내년에도 태백에서 대회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백지다. 결정이 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태백과 무조건 (대회 유치를) 간다는 것이 아니다. 제안서를 받아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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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자료 사진.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태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무조건 '따블(두 배)'이죠?"

제59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1일부터 27일까지 17일간 이어진 대장정이었다. 강원 태백 일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85개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정상을 향한 뜨거운 열기와 달리 경기장 밖은 냉랭했다. 급격하게 치솟은 태백시 물가 때문이었다. 학부모 관계자는 "지난해 선수단 오전 식비가 7000원이었다. 올해는 1만2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최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비싼 금액이다. 너무 갑자기 올랐다. 이번에 특히 크게 와닿았다.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바가지 요금 때문에 일각에선 무리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은 2011년부터 태백에서 추계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축구연맹 관계자는 "대회 유치를 두고 시에서 제안서를 보낸다. 감독님들 의견, 이사회 등을 거쳐 개최지가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태백은 서늘한 기후 덕에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백시 입장에서도 대학축구대회 유치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 기간 선수단, 학부모, 대학 관계자, 프로팀 스카우터 등 최소 3500명 이상이 드나들었다. 태백시 인구(3만8918명·2023년 6월 기준)의 10분의1 수준이다.

문제는 손님맞이다. 선수단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부분의 학교가 태백 내에 묵었다. 10~15개 정도만 사북, 고한 쪽에 묵었다. 올해 갑자기 많은 팀이 사북, 고한 쪽으로 이동했다. 그쪽은 스키철이 성수기라고 한다. 지금 방이 많이 남기 때문에 대학 팀을 유치하려고 적극적이다. 방값, 밥값 등을 알아서 해준다. 버스로 30~40분 이동해야 하지만, 요즘은 예산적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태백에는 방도 없고, 비싸기만 하다"고 했다. 대학축구연맹 조사 결과에 따르면 85개 팀 중 태백에는 55개 학교가 묵었다. 관외에 28개 학교가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동양대와 세경대는 출퇴근을 택했다.

태백 주민들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한 운수업 종사자는 "지금은 무조건 '따블(두 배)'을 부른다. 가만 보면 빈 방도 많은데 무조건 높여 부른다. 이러다 내년에는 태백에서 대회를 개최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것 같다"며 걱정했다. 한 스포츠 행정 전문가는 "학교 예산은 한정적이다. 대부분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가격이 계속 높아지는데 어떠한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태백시가 두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대학축구연맹도 모른척 해선 안 된다. 숙박업 및 요식업 종사들을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스포츠 대회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피력하면서 시장가격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학 축구 선수들은 입학금을 제외하고도 운영비, 대회비 등을 별도로 내고 있다. 이름이 알려진 명문대는 상황이 낫지만, 지방대로 갈수록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을 찾은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과거 대한축구협회에서 일할 때 이와 관련된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변한 게 없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축구연맹 관계자는 '내년에도 태백에서 대회를 진행하느냐'는 질문에 "백지다. 결정이 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태백과 무조건 (대회 유치를) 간다는 것이 아니다. 제안서를 받아서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태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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