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면 허벅지 돌로 찍기’ 남성 2명 뒤에 ‘가스라이팅’ 진범 있었다

차량 안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 폭행한 두 사람
한 명은 사망, 또 다른 한 명은 의식불명

30대 남성 2명이 차 안에서 상대가 잠이 들면 돌로 때리는 일 등을 반복하다 결국 1명이 사망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이들을 ‘가스라이팅’(제3자에 의한 심리적 지배)해온 또 다른 30대 남성을 붙잡은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이날 전남 여수경찰서는 일명 ‘졸음쉼터 사망사건’ 관련 살인 및 중감금치상 혐의로 A(31)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사망한 B(31)씨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C(30)씨에게 수억원대 ‘가짜 빚’을 만들고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극단적인 범행을 강요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0분쯤 벌어졌다.

전남 여수시 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정차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조수석에서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허벅지 상처에 의한 패혈증과 과다출혈이었다.

B씨는 온라인게임을 통해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C씨와 채무 관련 분쟁을 벌이다 끝장을 보겠다며 약 3주간 동행하며 논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잠이 들면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방 허벅지를 돌로 내리치기도 했다.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서 결국 B씨는 숨지고, C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수사 끝에 ‘진범’ A씨의 존재를 알아냈다.

그는 지인 관계였던 B씨와 C씨가 민사소송 등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할 때 ‘법률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수억원대 빚을 만들어냈다.

이후 그 빚을 갚으라며 폭행을 일삼았고, 그 과정에서 가스라이팅까지 당한 피해자들은 A씨의 지시로 차 안에 갇혀 서로를 폭행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은 앞서 생존자인 C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입건했지만, A씨의 존재가 드러나며 그를 피해자로 보고 있다. 향후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C씨에 대한 신병 처리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