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 누워서 휴대전화를”…위험천만 놀이 여전
[앵커]
학교 주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내면 더 무겁게 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4년이 다 돼갑니다.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자고 만든 법인데 일부 청소년들의 위험한 장난도 이어지고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자정에 가까운 시각,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입니다.
10대 청소년 두 명이 길을 건너다 말고 주변을 살피더니 횡단보도 한가운데 나란히 눕습니다.
마치 안방에 누운 듯 태연하게 휴대전화를 만지는데 이런 행동은 무려 1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횡단보도, 이번에는 대낮에 길을 건너던 청소년 5명이 번갈아가며 대자로 눕습니다.
우회전하던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놀라 멈춰 섭니다.
신호가 바뀌려 하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급히 뛰어서 횡단보도를 벗어납니다.
같은 날, 충남 서산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했는데, 두 영상 속 청소년들은 서로 다른 학교 학생들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황당한 행동은 사진으로 찍혀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사진 속 아이들이 누워있었던 횡단보도 앞입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사거리 한가운데 횡단보도가 만들어져 있어 지나다니는 차량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2020년, 스쿨존 사고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뒤 스쿨존에서 운전자들을 놀라게 하는 행위가 한때 유행처럼 번졌는데, 요즘 또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임유경/○○ 초등학교 교감 : "(사건 이후)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 교통 지도를 하셨어요.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서 횡단보도 건너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학생들에게 지도하셨습니다."]
어린이 보호를 위한 법이 엉뚱하게도 위험천만한 놀이에 악용되면서 있어서는 안될 교통 사고를 부르지 않을까 또 다른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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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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