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광둥화 보존단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폐쇄

박정엽 기자 2023. 8. 2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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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현지어인 광둥화(캔토니즈) 보존 단체 '홍콩어학'(港語學)이 온라인에 게시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제기되자 28일 문을 닫았다.

챈은 지난 22일 경찰이 영장 없이 자신이 과거에 살았으나 분가한 가족의 집을 수색했고, 홍콩어학이 온라인에 게시한 한 글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즉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챈은 2013년 광둥화를 보존하고 홍콩인들의 언어권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홍콩어학을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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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어 보존단체 ‘홍콩어학’ 창립자 “경찰, 3년전 문예대회 출품 소설 지적”

홍콩 현지어인 광둥화(캔토니즈) 보존 단체 ‘홍콩어학’(港語學)이 온라인에 게시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제기되자 28일 문을 닫았다.

광둥화 보존단체 홍콩어학이 페이스북에 올린 폐쇄 공지글 /홍콩어학

AP·AFP 통신에 따르면, 홍콩어학의 창립자 앤드류 챈(陳樂行)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과 회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홍콩어학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챈은 지난 22일 경찰이 영장 없이 자신이 과거에 살았으나 분가한 가족의 집을 수색했고, 홍콩어학이 온라인에 게시한 한 글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즉시 삭제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는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중국의 표준어는 푸퉁화(만다린)이지만 남부 광둥지방과 홍콩에서는 광둥화가 쓰인다. 챈은 2013년 광둥화를 보존하고 홍콩인들의 언어권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홍콩어학을 창립했다.

경찰은 3년 전 홍콩어학이 주최한 문예 대회에 출품된 단편 소설을 문제로 삼았다. 이 소설은 30년 후 미래의 홍콩 상황을 묘사했다. 홍콩에서 태어난 한 남성이 어린 시절 영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자란 뒤 홍콩을 찾았더니 정부가 식민지 흔적을 없애기 위해 지명을 바꾸고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챈은 AP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여전히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나는 예술과 문학에 관계된 일만 하는데도 국가보안법 경찰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슬프다”고 말했다. 또 “해당 글이 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는지 듣지 못했다”고도 했다.

AP는 “홍콩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광둥화로 수업을 하지만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많은 학교가 푸퉁화를 교과목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AFP는 “홍콩 정부가 교실에서 푸퉁화 사용 확대를 추진하자 현지 문화 말살이라는 비판 속 역풍을 맞았다”면서 “챈은 2018년 홍콩 침례대 재학 시절 푸퉁화 시험이 필수로 지정된 것에 항의해 화제의 인물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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