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는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섬…‘소송전’으로
[앵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여행길도 고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배를 타려면 거부당하기 일쑤고 겨우 탄다고 해도 승강기가 없어 객실로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차별을 없애달라며 법적 소송에 나섰습니다.
이어서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인 서명석 씨가 당일치기 여행 명소 장봉도로 떠나봤습니다.
항구 검표소에서부터 '벽'을 마주합니다.
[검표소 관계자/음성변조 : "(객실) 안에 같이 못 들어가요. 휠체어요."]
배에 오른 뒤에도 매 순간이 난관입니다.
객실이 있는 2층까지 가는 길은 오직 계단 뿐입니다.
[선착장 관계자/음성변조 : "엘리베이터나 이런 게 없어요. 이쪽(2층) 객실을 가시려면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요."]
차량들이 실리는 갑판 한 켠, 작은 대기실을 안내받았지만, 한 뼘 남짓 문턱이 가로막습니다.
서 씨의 발이나 다름없는 휠체어는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갑판에 다시 나와보니 비바람과 귀를 찢는 엔진 소리에 시달립니다.
[서명석/뇌병변 장애인 : "중증 장애인도 (같은 돈을 낸) 고객인데..."]
중증 지체장애인 이도건 씨는 한 차례 거부를 당한 뒤 2개월 만에 승선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안전 장치도 없어 아찔한 상황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까지 함부로 들어서 옮기는…"]
현행법은 여객선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휠체어 보관함 등을 설치하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여객선의 관련 시설 설치율은 37% 수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들은 결국 국가와 제주의 한 여객선 회사를 상대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내일도 내년도 혹은 십 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박이 필수 교통수단인 섬에 사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 중 5%인 7만 5천 명이 장애인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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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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