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훈 국제금융센터 부장 “중국, 성장세 둔화됐어도 경제 영향력은 줄지 않아”
공급망 의존은 낮춰야”
‘차이나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잇달아 디폴트를 선언하고,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에다 수출까지 위축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래 최대 위기”(블룸버그통신)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 차이나’론과 관련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맞지만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국제금융센터에서 중국팀장 등을 거쳐 현재 신흥경제부장을 맡고 있는 중국 경제 전문가다.
- 중국 부동산 위기는 왜 발생했나.
“중국은 2000년대 초 대외개방을 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늘렸다. 당시에는 부동산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효과도 컸다. 중국 1년 경제성장률이 10%대였을 때, 그중 4분의 1은 부동산 기여분이었다. 그런데 2020년부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응하기 시작했고,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했다. 의도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이었는데 무리한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디레버리징 효과가 정부 예상보다 더 커져 버렸다.”
- 중국 부동산 시장은 회복될 수 있을까.
“정부 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안정될 수는 있어도 항구적으로 회복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지금 중국 부동산 시장은 구조적 전환기에 있다. 주택 공실률 급증으로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상당하고, 인구 변화에 따라 주택 수요도 줄고 있다. 또 중국 부동산 가격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 부동산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질까.
“2008년 금융위기와는 차이가 있다. 당시 미국은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이 위기를 키웠다.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이 서로 연결되면서 연쇄 부도가 일어났다. 중국은 그런 위험은 적다. 더 위험한 부분도 있다. 중국은 부동산이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 관련 업종의 비중이 25%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기 전체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 중국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 차이나’론도 나오는데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에서 피크 차이나가 맞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줄 것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이미 너무 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8년까지 중국이 세계 GDP 기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11.3%)의 2배다.”
- 한국은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한국이 ‘탈중국’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탈중국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한국은 수출 외에도 공급망, 상업투자, 외환투자에서 중국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수출이 줄었다고 탈중국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공급망을 다변화해서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는 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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