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지세 내려 증시 살리기…일단 ‘약발’
15년 만에 절반으로 내려
상하이·선전지수 ‘깜짝 반등’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상승
“부동산 위기·경기 침체 여전
단기적으로만 도움” 전망도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 속에서 침체된 주식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인지세와 증거금을 인하하는 등 시장 활성화 조치를 내놓자 하락하던 증시가 깜짝 반등했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28일부터 주식거래 인지세를 절반으로 인하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0.1%로 낮춰 유지해 오던 인지세를 15년 만에 0.05%로 낮춘 것이다.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인지세 인하에 대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경기둔화 여파로 증시가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무는 등 주식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다.
중국 증시는 지난 23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13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진행되며 최근 증시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25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0.59%와 1.5% 하락해 연중 최저치로 마감됐다.
인지세 인하 효과로 이날 중국 증시는 깜짝 반등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에 비해 각각 1.13%, 1.01% 상승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0.96% 상승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73% 상승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인지세 인하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KGI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케니 웬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경기침체 등 근본적인 문제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인지세 인하 등의 정책이) 단기적으로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셰천 상하이젠원투자관리 펀드매니저도 로이터통신에 “인지세 인하는 시장에 단기적으로 활력을 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시장 반등도 이틀이나 사흘에 그치거나 그보다 짧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거래 인지세 인하와 별도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다음달 8일 장 마감 이후부터 투자자가 주식을 구매할 때 필요한 증거금 최소 비율을 100%에서 80%로 낮추기로 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증거금 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들의 투자 부담이 줄어들고 그에 따른 투자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치들로 인해 연간 7500억위안(약 136조8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중국 주식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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