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피프티 피프티 사태 70일 타임라인..대중도 법원도 등돌렸다[종합]

윤상근 기자 2023. 8. 2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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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준 대표 "안성일 형사 고소 집중" vs 멤버들 변호인 "항고 여부 결정"
[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사진제공=어트랙트

빌보드 핫100 차트 '중소돌의 기적'에서 탬퍼링 의혹에 휩싸인 '통수돌'까지.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걸어온 역대급 드라마틱 행보다. K팝 신에서 이정도 발자취를 거친 아티스트는 아마 전무후무할 것 같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결과는 어트랙트의 승리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28일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고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 배려 의무 위반도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더기버스와의 업무 종료가 전속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피프티 피프티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 이동훈 변호사는 스타뉴스에 "멤버들과 상의해서 항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전했으며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는 이와 관련, 스타뉴스에 "일단 변호사와 상의를 할 것이고 안성일 대표, 백모 이사 등 더기버스 형사 고소 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짧게 답했다.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의 'Cupid'(큐피트)는 12일(한국 기준)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이름을 올렸다. /2023.04.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히트곡 'Cupid'로 K팝 역사상 최단 기간 빌보드 핫100 차트 기록을 경신하며(데뷔 130일만) 그야말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의 이면에는 충격적인 갈등이 숨겨져 있었고 멤버들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6월 28일 공식 발표, 중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앞서 어트랙트가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알리고 활동 중단을 예고하며 "해당 기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에 이은 엄청난 충격파였다.

이에 전홍준 대표가 이끄는 어트랙트가 "멤버들과의 화해를 원한다"라며 언제든지 활동 재개에 임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내비쳤음에도 멤버들은 가족들과 변호인의 뒤에 숨은 채 2개월 동안 입을 꾹 닫고 "가수 활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초강수를 뒀다. 이 입장은 현재까지도 유효한 상황이다.

멤버들은 6월 19일 어트랙트와의 결별을 선언한 지 60일 만인 지난 17일 자필 편지로 심경을 밝히고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소속사와의 관계에서는 잘못된 방식으로 강요돼 왔던 일들이 바로잡히길 원하고 있다. 그 실현을 위해 진실에 입각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 계속 제출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가 명확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잘못된 의혹과 오해에 따른 과도한 비난을 거둬 주시고 객관적인 사정을 지켜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저희의 간절한 바람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이러한 바람은 아직 이 사태를 바라보는 대중과 재판부의 시각과는 아주 먼 거리가 있는 듯 보인다.

/사진=피프티 피프티
/사진=피프티 피프티
/사진=피프티 피프티
◆ 전홍준 대표의 외침 "멤버들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
/사진=전홍준 대표

오랜 기간에 걸쳐 피프티 피프티를 론칭하고 끊임없이 이들의 글로벌 아티스트로의 발돋움을 이끌었던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여러 차례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내비치며 멤버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리어 신뢰 관계 파탄을 외치며 자신의 손길을 쳐다도 보지 않은 멤버들과 부모님들을 향해서는 "멤버들도 2명은 미성년자이고 부모들도 이 바닥을 잘 모를텐데요.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다 알수 있겠어요. 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저 역시 서로 화해하고 풀면서 다시 시작하고 싶을 따름이에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전홍준 대표는 이 사태의 중심에 선 인물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를 지목하며 "안성일과 백모 이사가 멤버들을 가스라이팅 해서 이 지경에 온 거라고밖에 볼수가 없습니다. 6월 19일 내용증명이 회사에 날라왔는데 그날 회사에서 긴급 회의를 할때 와서 전혀 몰랐다고 해놓고 직후 6월 20일부터 연락이 전혀 안된 상황도 이상했고 내가 멤버들과 연락이 전혀 안되는데 안성일 PD는 멤버들과 연락이 계속 되는 것 같더라고요. 합리적 의심이 들수 밖에 없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전홍준 대표는 이들을 향해 "비겁하게 숨지 말라"라고 외치며 이번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이 난 이후에도 28일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이들의 형사 고소 건에 집중할 것"이라고 스타뉴스에 덤덤하게 밝혔다.

◆ 안성일 대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
/사진=더기버스

피프티 피프티와의 이번 탬퍼링 의혹이 불거지면서 안성일 대표는 현 소속 아티스트인 손승연의 과거 행적마저 의심을 받아야 했다. 여기에 석연치 않은 경력 위조 의혹까지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안성일 대표는 지난 7월 25일 자신의 경력 위조 논란이 불거지자 "학력 이력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오기재 돼 있는 잘못된 부분들이 확인됐고 이와 관련해서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한 점 송구스럽고 정정 조치하겠다"라고 밝히며 급한 불을 끄는 모습을 보였다.

안성일은 학력, 이력의 상당수 위조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고의적인 거짓말로 업계를 우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성일은 포털사이트 등 공식 프로필 기재란에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졸업'으로 적었지만, 실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생 목록 명단에는 안성일이라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았고 실제로 학교는 안성일의 형이 다닌 걸로 알려졌다.

이후 이력에서도 2004년 3월까지 ZAP엔터테인먼트 공동 설립자 겸 부사장(Senior Executive Vice President)을 거쳐 2006년 1월 비타민엔터테인먼트 선임이사(Senior Director)를 거쳐 2007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워너뮤직코리아 제작 총괄이사(Executive Creative Director)로 재직한 걸로 알려져 있었다. 현재는 블러썸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제작이사, 투애니포스트릿 총괄 제작이사, 더기버스 대표이사 직을 맡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까지는 비욘드뮤직 권리부문 대표와 어트랙트 총괄프로듀서를 맡았다고도 했지만 비욘드뮤직은 "현재 안성일의 경력에 표기된 비욘드뮤직 경력 3년 4개월은 허위이며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외주용역 형태로 근무했지만, 성과가 없어서 8개월 급여를 주고 용역 계약을 마무리했다"라고 반박했다. 비타민엔터테인먼트 이력 역시 럼블피쉬 '스마일 어게인' 프로듀싱이 전부라는 후문이고, 비타민엔터테인먼트가 2007년 인수합병을 통해 워너뮤직코리아로 흡수된 적이 있지만, 안성일이 워너뮤직코리아에서 제작이사 일을 4년이나 한 적은 없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후 안성일은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자신의 모든 경력을 지우고 더기버스 하나만 남겨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성일의 의혹 제기와 함께 여론의 공분이 향했던 손승연도 공식입장을 통해 포츈과의 전속계약 갈등 논란에 대해 "안성일 대표와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포츈은 이에 대해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직접 밝힌 해명 역시 잘못된 팩트라는 지적도 더해지면서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했다.

저작권 이슈도 적지 않은 논란이었다. 안성일 대표가 'Cupid'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둘러싼 꼼수, 사인위조, 저작권 지분 변경 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는데 더기버스의 입장은 오히려 이 논란에 대해 "중대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으로 더 세게 나왔다. 쉽게 말해서 더기버스의 이 의혹에 대한 입장은 "'Cupid' 완성곡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가?"였다. 여기에 "'Cupid'는 애초에 피프티 피프티를 염두에 둔 곡이 아니다"라며 의혹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더기버스의 주장에 의하면 'Cupid' 원곡을 우리가 아예 사서 완성곡을 저작권 등록을 한 것이 문제가 전혀 아니며 스웨덴 작곡가들의 명의는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 모든 권한을 양수받았기 때문에 최소한 법적으로는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다만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영역에서 바라봤을 때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어트랙트 간 갈등을 촉발시켰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더기버스가 (저작권 이슈에 대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 남아있다.

◆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자충수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안그래도 시끄러웠던 이번 사태에 기름을 부은 게 바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역대급 편파 보도 논란이었다.

지난 19일 방송됐던 '그것이 알고 싶다 - 빌보드와 걸그룹' 편은 멤버들을 향한 통수돌 조롱,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수많은 의혹, 피프티 피프티 2기설, 탬퍼링 이슈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태 확장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공정성과 속 시원한 사이다 보도를 기대한 시청자들로 하여금 방통심의위 민원과 프로그램 폐지 국민청원, 그리고 MC 김상중을 향한 비판 여론 형성이라는 결과를 낳게 했다.

마치 피프티 피프티가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것처럼 결론을 잡고 취재 방향을 잡은 듯한 보도 흐름이 논란을 키웠다. 업계의 시선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취재한 느낌이 역력했고, 방송 시간이 아무리 길지 않다 한들 최소한 이번 사태에서 불거진 중요 키워드 자체는 취재 내용이 부족하더라도 언급했어야 했지만 그러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받았다.

여기에 한 멤버의 가족이 다이어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보낸 음식을 냅다 던졌다는 언급이라든지 전홍준 대표가 월말평가에 한번도 참여를 안했다든지 등의 주장이 전해진 이후 곧바로 이에 대한 반박 주장과 팩트체크가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편이 (제작진의 의도 여부를 떠나) 얼마나 한쪽으로 쏠린 취재를 한 것인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외에도 방탄소년단의 에미상 수상 멘트라던지 'Cupid'의 틀린 글로벌 수익 계산까지 잘못된 팩트까지 담겼다.

그 어느때보다 파장이 큰 사안으로서 이에 대한 후속 취재를 하는 입장에서 이른바 '중립 기어'가 매우 중요했고 양측 입장이 팽팽한데 이후 한쪽 입장을 향한 의혹과 의문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한쪽 입장을 (부족한 근거로) 옹호하거나 두둔하게 되면 안 그래도 눈에 불을 켜고 사안을 바라보는 대중에겐 화를 더욱 부르게 되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는 아예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와 더기버스 안성일 프로듀서 두 어른의 거대한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지며 날개를 잃고 추락한 피해자라고 말하면서 신뢰를 떨어뜨렸다.

결국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본 방송 5일 만에 발표한 24일 편파 보도 논란 관련 공식입장에서 "지난 8월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 빌보드와 걸그룹' 편은 이른바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통해 지속가능한 K팝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입니다.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단체에서 보내온 말씀과 비판도 무겁게 듣겠습니다"라며 "이번 프로그램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더욱 깊이 있는 취재로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꼬리를 내렸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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