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광둥화 보존단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제기에 자진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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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광둥화(캔토니즈) 보존 단체가 온라인에 게시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제기되자 28일 문을 닫았다.
챈은 지난 22일 국가보안법 담당 경찰이 영장도 없이 자신이 과거에 살았으나 분가한 가족의 집을 수색했고, '홍콩어학'이 온라인에 게시한 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을 주장하며 즉시 삭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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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 중국과 통합 위해 사람들이 푸퉁화 더 배우길 원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광둥화(캔토니즈) 보존 단체가 온라인에 게시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제기되자 28일 문을 닫았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홍콩에서 현지 언어인 광둥화 보존을 목적으로 2013년 만들어진 단체 '홍콩어학'(港語學)의 창립자 앤드류 챈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 가족과 회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홍콩어학의 운영을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챈은 지난 22일 국가보안법 담당 경찰이 영장도 없이 자신이 과거에 살았으나 분가한 가족의 집을 수색했고, '홍콩어학'이 온라인에 게시한 한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을 주장하며 즉시 삭제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챈은 2013년 광둥화를 보존하고 홍콩인들의 언어권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홍콩어학'을 창립했다.
중국의 표준어는 푸퉁화(만다린)이지만 남부 광둥지방과 홍콩에서는 광둥화가 통용된다.
경찰이 문제로 삼은 글은 3년 전 '홍콩어학'이 주최한 문예 대회에 출품된 단편 소설로 30년 후 홍콩 상황을 그렸다.
홍콩 태생의 한 남성이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영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커서 다시 홍콩을 찾았더니 정부가 식민지 흔적을 없애기 위해 지명을 바꾸고 종교의 자유도 탄압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내용이다.
해당 소설은 세계적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인용, "권력에 대한 투쟁은 망각에 대항하는 기억의 투쟁"이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챈은 AP에 "너무 충격을 받았고 여전히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나는 예술과 문학에 관계된 일만 하는데도 국가보안법 경찰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슬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글이 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는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챈은 해당 소설을 온라인에서 내리는 것만으로는 법적 위험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홍콩어학'의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그간 경찰이 '홍콩어학'을 감시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인들이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기본권이며 '홍콩어학'이 사회적 화합을 지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의 행동은 자신의 믿음이 적어도 그들이 보기에는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홍콩어학' 페이스북의 팔로워는 5만7천여명이다.
AP는 "홍콩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광둥화로 수업을 하지만 홍콩 정부가 중국 본토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많은 학교가 푸퉁화를 교과목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50년간 서구식 시민의 자유를 보장받았지만, 비평가들은 홍콩의 자유가 국가보안법 시행 후 크게 줄었다고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AFP는 "홍콩 정부가 교실에서 푸퉁화 사용 확대를 추진하자 현지 문화 말살이라는 비판 속 역풍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챈은 2018년 홍콩 침례대 재학 시절 푸퉁화 시험이 필수로 지정된 것에 항의해 화제의 인물이 됐었다"고 덧붙였다.
챈은 AFP에 "당국은 홍콩과 중국의 통합을 촉진하고자 사람들이 푸퉁화를 더 많이 배우기를 바란다"며 광둥화가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외에 있다는 챈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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