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홍범도 지우기’…봉오동 전투에도 ‘색깔론’ 막무가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방부가 28일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육사)에 있는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의 근거로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홍 장군이 1920년 봉오동·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날 저녁 낸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국방부 입장'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이후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빨치산으로 전투 참가 의혹”
국방부가 28일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이 육군사관학교(육사)에 있는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의 근거로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홍 장군이 1920년 봉오동·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1920년 6월 홍 장군이 만주 봉오동 골짜기에서 독립투쟁 최초의 전면전을 벌여 무장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둔 역사적 업적도 독립투쟁이 아니라, 공산당 활동의 일환일 수 있다는 색깔론을 편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저녁 낸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국방부 입장’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업적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이후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국방’과 관련한 장소에서는 ‘반공’을 기준으로, 소련 공산당원이었던 홍 장군 흉상을 용납하기 어렵다고 한 셈이다.
국방부는 “특히 홍 장군의 빨치산 증명서에는 활동기간이 1919~1922년으로 기록되어 1920년 6월 봉오동과 1920년 10월 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에 시베리아 자유시에서 무장해제를 거부한 독립군이 소련 적군에 공격당해 400~600명가량이 숨진 사건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이 △소련 공산당의 자유시 참변 때 독립군 500명을 재판하는 재판위원으로 활동하고 △자유시 참변 발생 후 이르쿠츠크로 이동하여 소련 적군 제5군단 소속 ‘조선여단’ 제1대대장으로 임명되는 등의 역사적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날 육사 교내뿐 아니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사도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 5개 가운데 홍 장군 흉상만 학교 밖으로 들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는 애초 흉상 5개를 모두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려 했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자 홍 장군 흉상만 옮기는 ‘변칙’을 꾀하는 셈이다. 국방부는 이날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이름 변경에 관해서도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국방부가 ‘홍범도 흉상 철거’에 거침없는 것은 대통령실과의 교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연찬회에서 “(2021년 8월 홍 장군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봉환될 때) 굉장히 거창하게 했고, 갑자기 곳곳에 막 흉상이 들어서고 육사에도 흉상이 생겼다. 이게 과연 옳은 건 지 국민 앞에서 한번 걸러 보는 게 맞고, 문제가 있다면 국민 뜻에 따라가는 것이 맞지 않나”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철 지난 ‘반공’ 선동하는 윤 대통령, ‘역사 뒤집기’ 노골화
- 10월2일 미리 연차 올렸는데 ‘임시공휴일’ 지정된다면?
- 일본, 조선인 유해 파헤쳐 빼돌리기도…대학살 참극의 현장
- “정치가 금융감독 덮어”…이복현 금감원 ‘검찰화’에 내부 성토
- 윤 대통령, 오염수 비판에 “1+1이 100이라는 사람들” 적대감
- 우크라 대사 “전쟁 언제 끝날지 묻기보다 어떻게 도울지 고민해달라”
- ‘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 끝내 숨져
- 이젠 당근마켓 아닙니다, ‘당근’입니다
- [단독] 경찰관 고의·중과실 독직폭행도 법률지원 한다는 경찰청
- 모래판 위 여성의 힘, 영화가 되다…“구기종목에선 느낄 수 없는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