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 들여 확인한 '폐암 연관성'…쉬쉬하고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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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뒤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공식 확인된 지 12년 되는 날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암이 연관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데, 정작 이 연구를 지원한 정부는 어떤 발표나 보도자료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고대안산병원 등의 연구 결과, 가습기 살균제 액체에 사람 폐 세포를 담가놨더니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폐암 관련 유전자 발현 빈도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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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흘 뒤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공식 확인된 지 12년 되는 날입니다. 최근 연구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암이 연관이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데, 정작 이 연구를 지원한 정부는 어떤 발표나 보도자료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런 것인지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를 쓴 뒤 14년 만에 남편을 떠나보낸 이 모 씨, 천식과 기관지염 증상에 이어 폐암까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천식만 인정해줬을 뿐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폐암 피해는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 모 씨/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족 : (환경부가) 저희들 편이 아니에요. 기업들 편에 서서 기업들이 너무 손해 보지 않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이끄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폐암과 가습기 살균제 연관성이 최근 연구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고대안산병원 등의 연구 결과, 가습기 살균제 액체에 사람 폐 세포를 담가놨더니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폐암 관련 유전자 발현 빈도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연구는 해외 유명 학술지에도 실렸습니다.
같은 연구진이 재작년 9월 발표한 쥐 실험 결과에서는 장기간 노출된 쥐일수록 폐암과 폐암 전 단계가 더 많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환경부 태도입니다.
두 실험 모두 환경부 산하기관들이 예산 수억 원을 써가며 주도한 실험인데, 실험 결과가 나온 지 1, 2년이 지나도록 결과 발표나 보도자료 배포조차 없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환경부가) 자칫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가해 기업 등으로부터 소송 등 역풍이 불면 자신들이 다친다는 조직 보신주의가 팽배한 모습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3년 전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질환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판정에서는 폐 섬유화와 천식 등 일부 질환만 인정할 뿐 폐암이 인정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신소영)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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