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한국의 산재는 식인의 풍습" ILO 국장의 경고

MBC라디오 2023. 8. 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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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 한국 산재 사망, 유의미한 크기로 줄어들지 않아
- 소득은 선진국 산재는 후진국.. 국제적인 패턴과 달라
- 韓, 코로나 대처 인프라·정보능력 충분.. 산재엔 왜 미적용?
- 결국은 사회·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가 의심돼
- 취약계층·하청·비정규직에 몰아주는 게 한국이 산재를 처리하는 방식
-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동시장 불평등 해소
- 노동자들, 죽기 위해 일하는 것 아냐.. 모두 관심 가져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 진행자 >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를 거쳐 오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여기가 아닐까만 노동입니다. 오늘은 노동 시장의 변화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세계적인 노동정책 추세는 어떤지 국제노동기구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ILO입니다. 여기에서 고용정책국장 외교관이십니다. 외교관 자격이 있어요. 외교관이신데요. 이상헌 국장님과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헌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글로만 뵙고 하다가 직접 뵙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먼저 국제노동기구 ILO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간단하게 소개해주시죠.


◎ 이상헌 > 한 세 가지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ILO는 UN의 일부고요. WHO 국제보건기구처럼 전문기구인데 노동자의 삶과 지위개선을 위해서 설치됐고요. 두 번째로 중요한 점은 다른 UN 기구와는 달리 정부뿐만 아니라 노동자 기업도 다 참여해서 노사정이 같이 참여해서 대화를 통해서 국제노동 기준을 정하고 일자리 관련 정책을 하게 되고요. 마지막으로 이건 자랑일 수도 있습니다만 ILO UN 기구 중에 가장 오래됐습니다. 1919년에 만들었어요.


◎ 진행자 > 1919년 100년이 넘었네요.


◎ 이상헌 > 예, 그렇죠. 맏형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그만큼 UN 처음 만들어질 때 노동 문제가 세계적으로 중요하다라고 하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거죠. 100년 전 ILO가 처음 내세웠던 슬로건이 8시간 노동 최저임금 차별 없는 노동 100년이 지났습니다. 어떤 평가 내리십니까?


◎ 이상헌 > 길게 보면 100년이라는 게 아주 길게 보면 진전이 있었다고 봐야 되겠죠. 10세기 초반에 비하면 확실히 진전이 되는데 하지만 그 진전이라는 게 항상 부침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변화에 따라서 후퇴한 경우도 많았고 1980년대를 생각해 보시면 그때는 확실히 후퇴 조짐이 있었던 것 같고요. 진전을 계속시키려고 하는 여러 가지 노력과 함께 항상 그걸 또 후퇴시키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있는 그런 긴장관계가 있습니다. 8시간 노동 말씀하셨는데요. 선진국에서는 굉장히 정착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 개발도상국에 가면 8시간 노동은 여전히 꿈과 같은 얘기고요. 한국의 경우에도 8시간 노동이 완전히 정착했다고 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긴 합니다. 근데 차별 분야는 좀 더 심각합니다. 남녀 임금 격차 예를 들자면 지금 저희들 산술 계산으로 남녀 임금 격차를 완전히 없애려고 하면 한 200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 진행자 > 앞으로?


◎ 이상헌 > 예,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고요. 차별 문제가 굉장히 큰데 그래서 노동 기준이라는 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느냐 기준이 적용되는 그룹과 적용되지 않는 그룹 간에 그 간극이 자꾸 늘어나니까 이게 결국은 불평등의 문제고 또 어떻게 보면 일자리 양극화 문제인데 이게 가장 큰 숙제입니다.


◎ 진행자 > 소위 정규직 비정규직 그 다음에 젠더,


◎ 이상헌 > 그렇죠.


◎ 진행자 > 이 두 가지가 아마 가장 큰 간극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젠더 간 차별 노동의 차별 그 다음에 정규직-비정규직 고용형태 간 노동의 차별, 이것이 가장 큰 문제, 이건 실은 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조건이라든지 노동시간이 전부 다 그 간극으로 쫙 너무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는 것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이거부터 한번 우리나라 외교관이시라서 정치적 발언을 하실 수는 없어요. 근데 ILO에 우리나라 노조들이 제소한 게 있잖아요. 얼마 전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거는 소위 화물연대 파업 때 니들은 노동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들 단체이기 때문에 공정거래의 관점에서 당신들의 파업을 징치하겠다라는 게 대한민국의 입장이었고 정부의. 노동자들은 우리는 노동자고 노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결사의 자유가 있는데 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느냐 라고 해서 ILO에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취지로 ILO에 제소했죠.


◎ 이상헌 > 그렇습니다. 그 관련된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요. 예전 과거에도 유사한 케이스가 제기가 되고 그리고 검토가 돼서 그에 관련된 권고안이 여러 차례 나온 적이 있습니다.


◎ 진행자 >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 이상헌 > 저는 적극적으로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라는 취지의


◎ 진행자 > 화물연대는 노동조합 만들 수 있다.


◎ 이상헌 > 그런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케이스는 아마 지금 검토 중에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언제 권고안이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모르지만 아마 사안의 중요성상 좀 더 서두르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 진행자 > 올해 안에 나올 수 있겠네요. 기다리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하겠지만 근데 국제기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 있겠다 라는 이야기. 지금 이건 제가 궁금해서 여쭤봤고요. ‘같이 가면 길이 된다’라고 하는 책을 내셨잖아요. 저도 이거 이 책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 읽었는데, 여기에 보면 크게 보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노동과 관련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를 하셨고 그 다음에 하나는 산재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우선 요새 대한민국에서 가장 관심이 많이 되는 것이 산재 부분이니까 산재 부분을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 이상헌 > 산재 부분은 제가 중시하는 주제이기도 하고 과격하게 좀 표현을 썼습니다. 제가 사회의 집단적 음모다 테러다 이런 표현까지 써가면서 식인의 풍습이다,


◎ 진행자 > 식인의 풍습이다,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 이상헌 > 예. 제가 그렇게 설명을 쓴 이유는 첫 번째 추세 상으로 보면요 산재 사망이 유의미한 크기로 줄어들지가 않습니다. 첫째.


◎ 진행자 > 그래요?


◎ 이상헌 > 예, 조금씩 줄어들지만 그렇게 크기가 크다고 할 수 없을 정도고요. 두 번째는 더 중요한 건 국제적인 세계적인 패턴에서 한국은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적으로 볼 때 소득이 증가하게 되면 특히 산재 사망은 아주 빠르게 줄어드는 게 일반적인 국제적인 패턴인데요. 이런 국제적인 관계에서 한국은 예외적입니다. 아주. 아웃라이어라고 영어로 표현하는데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소득은 선진국 수준인데 산재에 관한 해서는 후진국이다 이러는 거죠.


◎ 진행자 > 안 줄어들어요?


◎ 이상헌 > 아주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소득과 산재 사망률 간에 우리가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통 이렇게 얘기하는데


◎ 진행자 > 소득이 늘면 산재 사망률은 줄어든다.


◎ 이상헌 > 근데 한국은 그 선에서 완전히 바깥으로 벗어나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은 소득 문제와는 무관하게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그러면 이 이유가 그러면 정보가 없다든지 능력이 부족한 건가 인프라가 부족한 건가 이런 걸 생각해 볼 수가 있는데요. 근데 한국은 코비드 상황 때 보면 개인 개인의 상황을 다 알아내고 치료방법을 서비스를 제공하고 할 수 있는 인프라랑 정보능력이 있거든요. 그런데 왜 유독 그런 인프라가 이런 중요한 산재에만 적용되지 않는 거냐라는 게 제 의문이고요. 저는 여러 가지 면에서 결국은 어떤 사회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표현을 심하게 했던 거고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식인의 풍습이 횡행한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 이상헌 > 거기에 덧붙여서 말씀을 드리면 게다가 한국의 산재를 처리하는 방식이 산재라는 사회적 위험을 특정 취약계층, 하청이랄지 비정규직 여기에 몰아주는 거죠.


◎ 진행자 > 소위 위험의 외주화.


◎ 이상헌 > 바로 그렇죠. 불평등 구조가 바로 산재에 반영이 돼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심하게 말씀드리면 한국의 중산층 이상은 산재로부터 안전하죠. 산재에 대해서 뭔가 특별하게 사회적 행위를 해야 되겠다는 인센티브가 부족하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우리 산재 총량이 사망사고 총량이라는 것이 줄어들지 않는 게 아니냐. 그래서 조금 사회적 집단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사실 그렇게 총량이 계속 줄어들지 않고 근데 중산층은 안전하다라고 하면 소위 중산층 이하의 비정규직이나 청년이나 소위 하층 노동의 산재 비율은 오히려 올라갔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 이상헌 >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요즘 아직도 산재 사고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대충 짐작을 하면 이 분은 비정규직 물량팀 조선업 같은 경우에 이럴 거라고 짐작을 하면 70~80% 맞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산재의 위험이라는 것이 특정한 취약계층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요. 예전에 비해서 그 상황이 더 심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 다음에 하나는 사실은 AI 혁명이다. 또 과거에는 4차 산업혁명이다. 또 조금 더 뒤로 가면 정보혁명이다. 이런 소위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노동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줄 것이다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노동 조건은 더 나빠지지 않았나요? 어떤가요? 과학기술의 발전과 노동.


◎ 이상헌 > 늘 기술 낙관주의가 있고요. 또 기술에 대해서 너무 또 비관주의가 두 개가 항상 언론에 도배를 하다시피 하는데 그것 때문에 기술이 사실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가 불가능한데요. 최근에 미국의 MIT 교수 중에 애쓰모글루라는 사람이 책을 하나 냈어요. 책 이름이 ‘권력과 진보’라는 책인데요. 그 사람이 최근 몇 천 년 동안의 기술 진화의 역사를 보았는데 불평등 관점에서, 그 양반이 내린 결론이 딱 하나입니다. 불평등이라는 것은 절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정치적, 정책적 선택사항이다라고 결론을 냈습니다. 그 이야기는 무슨 이야기하면 기술변화가 있을 때 정책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입을 하게 되면 기술은 불평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될 수 있고 그걸 하지 않으면 결론은 불평등이고 악화일 뿐이다라는 것이죠. 단순한 결론인데요.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사실 시간이 많지 않아가지고 벌써 지금 한 1분 반밖에 안 남았는데 국제기구에 계시면서 어쨌든 고향 땅 한국 이렇게 바라보면서 아무래도 ILO 계시니까 노동정책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에 대해서 많이 들여다보셨더라고요. 보니까. 대통령 내지는 위정자들에게 지금 사실 정책적 결정에 따라서 불평등도 산재도 줄일 수 있다라고 하는 말씀해 주셨거든요.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조언을 좀 해주시죠.


◎ 이상헌 > 저는 무엇보다도 지금 현재 제일 중요한 과제는 노동 시장에서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제일 큰 과제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과제의 측면에서 모든 정책 우위를 가능하면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고 있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동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죽기 위해서 일하는 거 아니거든요. 무엇보다도 산재에 조금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이 책 판매대금은 생명안전 시민넷 쪽에 많이 기부가 된다고,


◎ 이상헌 > 예,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책 ‘같이 가면 길이 된다’의 저자 이상헌 ILO 고용정책국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상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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