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에…경제단체·기업, 소비 촉진 동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지자 경제단체와 재계가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추석을 앞두고 각 지역 상의를 대상으로 “회원사에 급식과 선물 등에 국내 수산물 소비를 확대하도록 촉구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추석을 앞두고 명절 선물로 수산물을 적극 고려해달라는 취지다. 아울러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 운영 중인 ‘중소기업복지플랫폼’에 수산물 업체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도 홈페이지에 회원사를 상대로 국내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독려하는 안내문을 올렸다. 무역협회는 판매가 줄어 산지에 재고가 쌓일 수 있는 수산물을 정기적으로 단체급식 재료로 쓰고, 기업들이 추석 명절 선물로 우리 수산물을 적극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 기업 단체급식에 국산 수산물 공급 확대, 가을 여행철 국내 어촌 관광지 방문 장려, 기념품·명절에 수산물 사용 확대 등을 요청했다.
한국해운협회는 온누리상품권 3000만원어치를 구매해 수산물 메뉴의 단체 회식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HD현대는 17개 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 등 전국 사업장 내 사내식당 86곳에 국내산 수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늘려 어민과 수산업자들을 돕기로 했다. HD현대는 22일 수협중앙회, 현대그린푸드와 협약을 맺고 우럭, 전복을 공급받는 것은 물론, 조리법을 제공받아 우럭탕수 등 메뉴를 추가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추가 소비되는 우럭·전복의 양은 100t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난달 출하한 우럭·전복 양의 6%에 해당한다고 HD현대는 설명했다.
다른 기업들도 수산물 소비 촉진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이니 다 같이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는 않았으나 구내식당에 수산물을 활용한 식단을 늘리거나 명절 선물 등에 수산물 소비를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 권오갑 회장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지목을 받아 ‘수산물 소비 및 어촌·바다 휴가 활성화 챌린지’에 두 번째 주자로 참여했고,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에 이어 이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달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와 해수부 공동 제안으로 시작됐다. HMM, 고려해운, 팬오션 등 국내 주요 해운선사 회장들은 21일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수산물 소비 활성화 캠페인을 열었다.
유통업계도 수산물 판촉에 나섰다.
대형마트 3사는 해수부와 함께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24일부터 제철 햇꽃게, 생 제주은갈치, 생고등어, 생우럭, 손질 바지락 등을 최대 50% 할인판매하고 있다. 행사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정부와 협의를 거쳐 행사 기간을 연장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도 31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한 달간 ‘추석맞이 수산물 할인 대전’을 한다. 행사 첫 주인 31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는 명태,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을 최대 50% 싸게 판다. 롯데마트 역시 수산대전을 통해 꽃게 등을 최대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 급식의 수산물 확대 등 방안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공무원도 아니고 일반 기업의 급식에까지 정부가 수산물 소비를 늘려달라고 강요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 아니냐”며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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