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운영권 안 가져왔으면 나라 어찌됐을지 아찔"

"철지난 이념 아니라 나라 제대로 이끌 철학이 이념"
"국정운영권 안 가져왔으면 어쩔뻔"
"1+1을 100이라는 사람들, 싸울 수밖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그런 철학이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우리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라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는 실용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과 정율성 공원화 사업 등을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념전쟁’ 양상을 벌이고 있고, 일각에서 ‘이념 과잉’이란 비판을 내놓는 데 대한 반격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또 전임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망하기 직전 기업’에 빗대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망하기 전 기업을 보면 껍데기는 아주 화려하다. 그런데 그 기업을 인수해보면 아주 형편이 없다”면서 “벌여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회계가 전부 분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 S600 같은 고급 승용차를 굴리고, 이런 식으로 해서 안 망한 기업 없지 않나”라며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비유를 이어갔다. 특히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려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이라고도 언급했다.

이어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문제 삼아 대여 공세를 지속하는 데 대해서도 “도대체 과학이라고 하는 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세력들과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그것은 안 된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을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갖고 할 것인지 (중요하다)”며 “당정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현직 대통령 최초로 집권여당 연찬회에 참석한 데 이어 2년 연속 연찬회장을 찾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정·대 일체감을 높이려는 행보로 보인다. 정유선 조원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