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야당에 “앞으로 가자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협치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는 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야당이 국정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협치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내놓은 겁니다.
■尹 야당 향해 "앞으로 가자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협치 안 돼"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인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이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과 오른쪽 날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힘을 합쳐 발전해나가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타협은 늘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은 어떤 가치를 가질 것인지부터"라며 "우리 당정만이라도 국가 정체성을 성찰하고 국가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 군 공안기관, 법 집행기관, 경제 정책들을 다 뜯어보니까, 정말 표도 안 나고, 이거 조금조금씩 내실 있게 만드는 데에 벌써 1년 서너 달이 훌쩍 지났다"며 국정과제 이행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는 여소야대에,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야당과 언론에 화살을 돌렸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세력은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尹 "우리가 국정운영권 가져오지 않았다면 나라 어떻게 됐을지 아찔"
이어 전 정부를 부실기업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망하기 전 기업은 껍데기는 화려하지만 인수해 보면 안이 아주 형편없다"며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여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은 전부 분식 회계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도 선거 때 표 좀 올려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를 발행해 나라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 신인도가 떨어진다"며 "벌여놓은 사업들도 하나씩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이게 내실 있게 생산성이 있는 사업을 해 놓은 것인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려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운영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념' 강조
윤 대통령은 국가 운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념'을 꼽으며 "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라는데,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는 실용이 없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매몰되는" 경우를 언급하며,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현재의 좌표가 어디인지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도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다"(6월 28일 자유총연맹 축사),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 국가세력이 활개 치고 있다"(광복절 경축사)고 말하는 등, 집권 2년 차 들어 '국가 정체성 확립'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우리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바탕으로,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남북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향해 나가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우리 외교 지평의 확대를 쉬지 않고 추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리가 만들어야될 다양한 법제와 방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을 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폐기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2년 연속 당 연찬회 참석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당 연찬회를 찾았습니다.
전임 대통령들은 연찬회에 직접 참석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국정 철학을 직접 설명하는 동시에, 당과 대통령실 간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수석 이상도 다 참석했다"며 "하룻밤 같이 잠도 자고 밤늦게까지 얘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좋은데, 아무래도 국민들 다 보시는데 소주 한 잔 하기도 좀"이라고 말하자, 장내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한 "당선인 시절이나 취임하고 나서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지지받아야 하는 후보라는 생각을 한시도 잊지 않았다"며 "선거에 나설 때의 초심으로 임기 마지막까지 뛰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연찬회에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국정기획·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수석, 안보실 1·2차장, 의전·정무·자치행정비서관, 김용현 경호처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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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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