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고금리… 회사채 줄이고 은행 찾는 기업들

이도형 2023. 8. 28. 20: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들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줄이고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창구로 회사채보다 은행대출을 선호하는 것에는 우선 채권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 꼽힌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파트장은 통화에서 "기업 자금조달 담당자들이 타이밍을 놓치면서 은행대출로 돌렸을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의 변동성이 커질 때는 (은행대출과 같은) 안정적 조달이 수단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월 이후 회사채 순상환 이어져
은행 대출은 29조 넘게 늘어나

올해 들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줄이고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생각보다 길어지는 고금리 상황에 차환(채권 재발행) 타이밍을 놓쳤고. 빡빡해진 채권조달시장의 기류도 은행대출이 많아진 이유로 분석된다. 한·미 중앙은행들이 고금리 기조 유지를 계속 언급하고 있어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2분기가 시작된 4월 이후 이달까지 회사채 시장(자산유동화증권 등 포함)에서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순상환은 회사채 발행 규모보다 상환 규모가 많은 상태를 의미한다. 4월에 837억원이었던 순상환 규모는 5월에는 2조3665억원, 6월엔 6626억원, 7월에는 2조3560억원으로 대체로 늘어나고 있다. 이번 달에도 이날 기준 순상환 규모는 1조6206억원으로 나타났다.
다수 기업이 입주한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 연합뉴스
회사채 시장은 1분기만 하더라도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해 지연됐던 발행 수요가 몰리면서 3월에 4조3180억원이 순발행(발행 규모가 상환 규모보다 많은 상태)되는 등 활기를 띠었으나 2분기 들어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7월 기업 직접금융 조달 실적 자료를 보면 7월 한 달 동안의 회사채(금융채 포함) 발행실적은 15조4282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838억원(34.4%) 감소했다.

2분기 중 기업의 자금 조달은 채권보다는 은행에 쏠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대출 잔액은 4월부터 7월까지 29조4000억원이 늘어났고, 이 기간 대기업은 11조7000억원, 중소기업은 17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기업대출 잔액의 월별 평균은 1분기에는 3조7000억원가량이었으나 2분기에는 4조4600억원가량으로 늘어난다. 

기업들이 자금 조달창구로 회사채보다 은행대출을 선호하는 것에는 우선 채권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 꼽힌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국고채금리도 오르고, 연쇄효과로 회사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를 보면 올해 3월 하순부터 약 두 달간 연 3.20∼3.30%대를 유지하다가 5월 하순부터 금리가 오르고 있다. 지난 22일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802로 다시 3.8%대를 넘었고 25일엔 연 3.789%을 기록했다. 이렇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차환 시점을 적절히 잡지 못하자 금리가 비싼 것을 감수하면서더라도 대출로 선회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파트장은 통화에서 “기업 자금조달 담당자들이 타이밍을 놓치면서 은행대출로 돌렸을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의 변동성이 커질 때는 (은행대출과 같은) 안정적 조달이 수단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회사채 금리보다 은행 대출 금리가 높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형국에서 차라리 은행대출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회사채 시장이 AAA. AA와 같은 높은 신용등급에서만 발행이 잘되고 있는 것도 회사채 시장보다 은행 대출시장이 활성화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