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입당' 전력 때문? 홍범도 흉상 철거, 과연 타당한가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었다'는 걸 이유로 들며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게 과연 타당한 건지, 김민관 기자가 사실관계를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소련 공산당 입당, 남침과 관련? X
일단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시 만주나 연해주에서 활동한 애국지사들이 독립운동 위해 중국이나 소련 공산당에 입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1922년 소련에 입국할 때 작성한 서류입니다.
직업란에는 의병. 방문 목적에는 독립이라고 한글로 적었습니다.
독립을 위해 소련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는 걸 알 수 있는 겁니다.
국방부는 조금 전 공식 입장을 냈는데, "김일성이 소련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남침을 했기 때문에,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홍범도 장군은 해방 전인 1943년 서거했습니다.
다시 말해 남북이 분단되고, 한국전쟁이 벌어질 줄도 알지 못한 채 숨을 거둔 겁니다.
게다가 홍범도 장군이 서거할 당시에는 미국도 소련과 손잡고 연합군으로 2차세계대전을 끌어가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의 적은 일본이었습니다.
진보정부가 만든 영웅? X
홍범도 장군은 진보 정부가 만든 영웅도 아닙니다.
홍범도 장군에게 처음 훈장을 추서한 건 박정희 정부입니다.
항일 무장투쟁의 공적을 인정해 1962년 대통령장을 추서했습니다.
또 1800톤급 잠수함을 '홍범도함'이라고 이름 붙인 건, 2016년 바로 박근혜 정부 때입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당시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도 논란됐나? X
그러다 보니 왜 갑자기 홍범도 장군이 논란이 되었느냐, 그 시점 자체에도 많은 의문이 남습니다.
그동안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도 홍범도 장군의 이력을 문제 삼는 목소리는 거의 찾기 힘들었습니다.
제가 군 관계자들도 여럿 만나 의견을 들어봤는데, 군인 중에서도 '이번 결정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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