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어트랙트 남게 된 피프티 앞날은…법적 다툼 계속될 듯

멤버들 "가수 안 했으면 안 했지 안 돌아가" 입장 강경
가요계 "신뢰 관계 파탄 이유 삼는 분위기서 이례적"…공은 어트랙트에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임지우 기자 = 법원이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에서 소속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린 멤버들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요계는 이들이 여러 경로를 거쳐 복귀 의사가 없음을 완강하게 밝힌 만큼, 이의 신청 등을 통해 법적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8일 가요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는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 대리인 법무법인 바른은 이날 심문재개신청서를 내면서까지 재판을 이어가기를 바랐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직 결정문이 공개되지 않아 재판부가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 준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이달의 소녀 멤버 츄와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한 댄서 엠마의 사례에서 보듯 법원이 연예인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잇따른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가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멤버들이 지난 6월 어트랙트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점에 미뤄 법원이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보통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여러 사유보다는 '신뢰 관계 파탄'을 기준으로 인용 결정을 내리기에 이런 식으로 기각 결정이 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법원 결정으로 피프티 피프티가 일단은 어트랙트에 남게 됐지만 이들이 '중소돌의 기적 스토리'를 현 소속사에서 이어가리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멤버들이 어트랙트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완강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기 때문이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의 한 가족은 지난 19일 전파를 탄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와의 인터뷰에서 "돈이고 뭐고 다 둘째치고 정확한 표현대로 하면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전하기도 했다.

멤버 측은 또한 지난 16일 법원에 "멤버와 그 가족들은 어트랙트가 재무회계적으로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복귀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의견서를 냈다.

멤버들은 이달 17일 SNS에 올린 친필 편지에서는 "현재 저희 멤버 전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서로를 의지하며 굳건히 버티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이런 점을 종합할때 가요계는 멤버들이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통해 어트랙트와의 송사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멤버들은 어트랙트와 전격 합의를 하지 않는 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후 법원 판단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칼자루'는 소속사가 쥐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피프티 피프티가 아직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멤버 개인의 인지도는 낮아서다. 멤버들이 광고나 행사도 거의 하지 않은 데다가, 글로벌 음원은 정산에 시간이 수개월 이상 걸려 가처분 신청이 제기된 6월 기준으로는 본격적인 수익도 발생하지 않았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에 떠밀려 소속사와 극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가요계 인사는 "어트랙트에도 이 계약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을 해지하고 그 가수에게 물어 역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지 선택지가 생겼다"며 "공을 넘겨받은 어트랙트의 입장이 굉장히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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