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요? 한달새 2억 오른 곳도”...집값 상승세 전국이 심상찮다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8. 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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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청약 둔산자이아이파크
견본주택 4만여명 방문 북적
침체된 지방 아파트 거래도
7월들어 연초보다 2배 늘어
지난 18일 문을 연 둔산 자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사진 출처=GS건설]
지난 18일 문을 연 둔산 자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1974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 모델하우스에는 사흘간 4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40대 A씨는 “올해 대전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대단지라 주위에서 ‘한 번 가볼까’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대전이 원체 새 집이 귀하다보니 당첨만 되면 훗날 시세차익을 크게 따지지 않고 들어가서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불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 훈풍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전 뿐만 아니라 대구, 울산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달 대구, 울산, 대전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 1890건으로 지난 1월 895건 대비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울산 아파트 거래량은 571건에서 1111건으로 95% 늘었다. 대전은 606건에서 1080건으로 78% 증가했다. 지난 달 아파트 거래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 증가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1일 기준)에 따르면 대구, 울산, 대전 모두 매매가격이 0.06% 올랐다. 지방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대전은 이번 조사까지 최근 6주 연속 매매가격이 오름세다. 대구와 울산은 나란히 3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8일 문을 연 둔산 자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사진 출처=GS건설]
가격이 수억원 오른 거래도 눈에 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인스빌리베라 전용면적 130㎡은 이달 초 10억8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달 17일 비슷한 층수의 매물이 8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한달도 되지 않아 가격이 2억1000만원 올랐다.

대전의 한 공인중개사는 “갈아타기 수요는 어느 정도 있었는데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뜸하다보니 기존 아파트 매매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분양 단지들이 흥행에 성공하면 매매시장 관심도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센트로팰리스 전용면적 153㎡은 지난 1일 7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매맷값 6억4000만원보다 1억4500만원 가격이 상승했다. 울산 남구의 강변센트럴하이츠 전용면적 159㎡는 지난 달 말 10억9000만원에 매매됐는데, 같은 달 6일 거래가격 7억7000만원보다 3억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

이들 지역의 상승 요인으로는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과 저점 인식의 확산이 꼽힌다. 아실에 따르면 대전의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은 3430가구다. 지난 해 9494가구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박준표 포애드원 본부장은 “대전은 최근 분양에 나선 둔산 자이 아이파크가 올해 대단지 첫 분양이었다”며 “대기 수요는 항상 풍부한 상황에서 신축 공급 아파트가 부족하다보니 서울, 수도권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 흐름에 올라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와 울산은 지역 수요자들 사이에서 저점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상승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부산, 광주도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온기가 돌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청약을 진행한 ‘대연 디아이엘’은 1206가구 모집(1순위 기준)에 1만8837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해운대구에 들어서는 해운대 경동리인뷰 2차 역시 1순위 평균 경쟁률 4.41대1을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힐스테이트 첨단센트럴, 힐스테이트 신용더리버, 위파크 더 센트럴 3개 단지가 최근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청약시장 온기가 전국으로 확산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단지들의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1순위 모집을 진행한 전국 45개 단지 가운데 15개 단지가 평균 경쟁률이 1대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남해군에 들어서는 남해 타운하우스, 거창군에 공급되는 대동리 나라안길 107동의 경우 단 한 건의 청약통장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들 단지 대부분은 소규모 단지이거나 비브랜드 단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15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모집이 1000가구가 넘는 것은 인천 연희공원 호반써밋 파크에디션(인천 서구) 뿐이다. 시공능력평가 30위 이내 건설사가 지은 단지는 5개로 집계됐다.

박 본부장은 “향후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큰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거나 울산처럼 구매 여력이 있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동산 정책이나 침체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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