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정효볼 핵' 정호연, "감독님 축구 처음엔 힘들었다...지금은 재밌어"

[인터풋볼=신동훈 기자(광주)] 이정효 감독 축구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는 정호연은 나날이 더 발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꿈도 커지고 있다. 

광주FC는 27일 오후 7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8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4-0 대파했다. 그러면서 광주는 6위에서 3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전북 현대,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를 모두 밑으로 내렸다. 전북과 승점은 같아도 다득점에서 앞서서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정호연 활약이 큰 힘이 됐다. 정호연은 이정효 감독 전술 핵으로 중원을 책임지는 선수다. 2000년생이지만 노련미가 넘치고 중원 장악력과 수비 지원, 연계 모두 뛰어난 팔방미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원을 괴롭혔다. 파트너 이순민이 센터백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카즈키, 고승범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광주 쪽으로 흐름이 오도록 했다.

광주는 이희균, 아사니, 엄지성 골로 3-0으로 앞서갔다. 후반 6분 정호연이 내준 걸 엄지성이 마무리하면서 4-0이 됐다. 정호연은 도움을 올리며 시즌 6번째 공격 포인트(2골 4도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정호연은 중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광주의 대승을 이끌었다. 골을 뽑아낸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정호연도 충분히 조명을 받을 만한 경기력이었다.

기록으로 봐도 좋았다. 특히 패스 기록이 눈에 띄었다. 정호연의 패스 성공률은 96%였다.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은 100%(9회 시도, 9회 성공)였고 중앙 지역은 패스 시도 28회 중 딱 1회만 실패했다. 전진 패스로 보면 성공률이 100%(13회 시도, 13회 성공)이었다. 키패스 3회, 크로스 성공 1회, 탈압박 1회, 획득 6회, 인터셉트 2회 등을 기록했다.

좋은 활약을 한 정호연을 믹스트존에서 만날 수 있다. 정호연은 "준비했던 대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매우 기쁜 하루다"고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원 파트너로 발을 맞췄던 순민이 형이 센터백으로 내려가긴 했는데 우린 각자 자리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안다. 서로 공유가 확실히 되어 있다. 그래서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원 공략법에 대해선 "카즈키가 중심이고 고승범 선수가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카즈키에게 오는 공을 막고 끊임없이 압박을 주는 연습을 했다. 그게 잘 먹혔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 축구를 두고는 "감독님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걸 되게 싫어하신다. 평범한 것보다는 하지 않는 걸 하라고 하신다.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고 위험을 감수하며 전진할 수 있다고 말하신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경험하면서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추가로 "재밌기도 하면서, 힘든 부분이 있다. 안주하지 말라고 하시고 지키는 축구를 하지 말라고 하신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팬층이 두텁지 않으니 관중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더 많은 골이 필요하고 더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수비하는 축구는 원하지 않으신다.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거 이행하려고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정호연이 영어 공부를 하더라. 꿈이 커 보인다"고 기자회견장에서 말했다. 관련 질문을 하자 정호연은 웃으며 "닥쳐서 하는 것보다 미리미리 하면 좋지 않나"고 답했다. "유럽을 간다면 경쟁력이 어떨 거 같냐"고 하자 "직접 부딪히지 않고 내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게 있다고 본다. K리그에서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나 혼자 잘하려고 하지 않고 팀을 위해 뛸 것이다. 좋은 기회가 된다면 나가보는 게 내 희망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