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김시진→이종운→조원우→양상문→허문회→서튼→7명 연속 계약기간 못 채웠다→31년간 우승 못한 롯데, 진정한 ‘감독의 무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정한 감독의 무덤이다.
롯데가 28일 래리 서튼 감독의 퇴진을 공식발표했다. 서튼 감독은 27일 부산 KT전을 건강상의 이유로 지휘하지 못했다. 롯데는 서튼 감독과 어지간하면 올 시즌을 완주하려고 했으나 서튼 감독이 끝내 지휘봉을 놓자 수용했다.
이로써 롯데는 2008년 부임, 2010년까지 ‘노 피어’로 돌풍을 일으킨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이후 7명의 감독이 잇따라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는 불명예를 맛봤다. 물론 조원우 전 감독이 계약기간을 채우고 재계약을 맺긴 했지만, 역시 그 기간을 못 채우고 떠났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이후 롯데 사령탑 변화
양승호 2011년부터 3년 계약/2012시즌 후 OUT
김시진 2013년부터 3년 계약/2014시즌 후 OUT
이종운 2015년부터 3년 계약/2015시즌 후 OUT
조원우 2016년부터 2년 계약/2018년부터 3년 계약/2018시즌 후 OUT
양상문 2019년부터 2년 계약/전반기 소화 후 OUT
허문회 2020년부터 3년 계약/2021시즌 5월 OUT
서튼 2021년 5월부터 2년 계약/2021시즌 후 +2년 계약/2023시즌 8월 말 OUT
롯데는 2011시즌을 앞두고 양승호 전 감독을 선임했다. 양 전 감독의 롯데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끝내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자 양 전 감독은 계약기간을 1년 남기고 물러났다.
이후 롯데는 김시진 전 감독에게 3년 계약을 안겼으나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했다. 더구나 2014시즌 도중 CCTV 사태가 터지면서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김시진 전 감독 체제를 이어가기 힘들었다. 그리고 2015시즌을 앞두고 이종운 현 감독대행에게 3년을 맡겼으나 단 1년만에 문을 닫았다.
조원우 전 감독은 2016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했다. 2017시즌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도 못한 대업을 해냈으나 재계약 첫 시즌에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곧바로 낙마했다.
양상문 전 감독은 2년 계약을 맺고 2004~2005시즌 이후 두 번째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첫 시즌 전반기부터 하위권으로 처지자 버티지 못하고 올스타브레이크에 단장과 동반 사퇴를 발표했다. 그리고 허문회 전 감독이 2020년부터 3년 계약을 맺었으나 두 번째 시즌 첫 1개월이 지나자 경질됐다. 첫 시즌부터 성민규 단장과의 파열음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홍역을 치른 끝에 파국을 맞았다.
롯데는 허문회 전 감독을 물러나게 하면서 서튼 전 감독의 선임을 동시에 발표했다. 2021시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없었으나 이례적으로 2023시즌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했다. 2022시즌에도 반등이 없자 구단이 움직여 외부 FA를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전반기 막판부터 힘이 떨어지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서튼 전 감독은 시즌 중에도 건강 문제로 한 경기 정도 결장했다. 이때부터 무수한 얘기가 나돌았다. 27일 KT전을 치르지 못하자 완주가 어렵겠다는 말도 나왔다. 구단은 애당초 시즌 완주 의지를 밝혔으나 서튼 전 감독의 성적 스트레스는 심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2011년부터 2023년까지 13년간 7명의 감독이 모두 계약기간을 못 채우고 물러났다. 재계약 및 연장계약 케이스는 각각 한 번에 불과했다. 구단의 지도자 선임 역량, 장기적 비전과 플랜, 운영 시스템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1992년 이후 31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한 구단의 씁쓸한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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