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실점, 신문에 나올 일이네” 류현진 26년 만의 진기록 도전 실패, 그래도 현지는 호평 일색

김태우 기자 2023. 8. 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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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둔 류현진
▲ 류현진은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지만 4경기 연속 무자책점 도전은 실패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6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이후 1년 이상의 장기 재활에 돌입한 류현진(36‧토론토)은 선수 경력을 건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복귀 후 성적이 모든 것을 증명한다. 여전히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투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다른 세부 지표도 뛰어나지만, 역시 가장 직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은 복귀 후 첫 5번의 등판에서 24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보통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선수는 “2년 정도는 내 팔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감각이 예전 같지 않고, 어떤 선수는 예전과 같은 감각을 완벽하게 찾지 못하고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곤 하기 때문이다.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모두 이겨낸 채 순항하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어색할 첫 3~5경기를 고비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할 나위 없는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닝 소화력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2~3경기 정도는 충분히 한 이닝을 더 갈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실책이 아쉬웠다. 토론토 벤치도 무리하지 않는 경향이 읽힌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2일 볼티모어전(5이닝 4실점)을 빼면 사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다. 8일 클리블랜드전부터 21일 신시내티전까지는 3경기에서 14이닝을 던지며 단 하나의 자책점을 허용하지 않기도 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이 1명도 안 됐다. 이에 현지에서는 류현진이 구단 기록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나오기도 했다. 바로 연속 경기 무자책점 행진이다.

류현진이 3경기 연속 자책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건 그 화려한 경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번이 개인 경력에서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류현진 경력에서 가장 위대한 시즌이었던 2019년 나왔다. 류현진은 다저스 소속이었던 2019년 5월 8일 애틀랜타전(9이닝 완봉승)을 시작으로 13일 워싱턴전(8이닝 무실점), 그리고 20일 신시내티전(7이닝 무실점)까지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던 적이 있다.

▲ 1회 라미레스에게 홈런을 맞아 무자책점 기록이 깨진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클리블랜드 최고 타자로 류현진에 일격을 날린 호세 라미레스
▲ 연속 경기 무자책점 토론토 구단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팻 헨트겐

토론토 구단 기록(오프너 출전 제외)은 1997년 나왔다. 당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팻 헨트겐이 1997년 5월 5일부터 21일까지 네 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벌인 게 최고 기록이었다. 헨트겐은 1997년 35경기에서 무려 264이닝을 던지며 15승10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1996년에는 20승을 기록하는 등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10시즌 동안 107승을 기록한 추억의 이름이다.

다만 류현진의 구단 기록 도전은 아쉽게 1회에 끝이 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호세 라미레스에게 던진 2구째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리며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투였고, 류현진을 상대로 이미 홈런을 친 경력이 있는 라미레스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맞는 순간 류현진도 홈런임을 직감한 듯 ‘쿨하게’ 자신의 실수를 받아들였다. 15이닝 만에 자책점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날 피칭은 아주 좋았다. 솔로홈런 두 방을 맞기는 했지만 5회 프리먼에게 맞은 홈런은 커브 노림수를 가지고 있었던 프리먼을 칭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투구 수나 투구 내용이나 충분히 ‘6이닝 2실점’을 노려볼 수 있는 내용에도 불구하고 6회 연이은 내야 실책 2개도 아쉬웠다. 현지 중계진도 이날 류현진의 투구 내용 자체는 호평을 이어 갔다.

캐나다 스포츠 네트워크이자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캐스터 댄 슐만은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류현진이 1회 라미레스에게 홈런을 맞고 실점하자 “신문에 나올 일이다. 지난 3경기에서 (자책점을) 실점하지 않았던 류현진이 실점을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홈런을 치는 유형의 팀은 아닌데 지난 경기에서 홈런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4경기만의 자책점, 날짜로 따지면 2일 볼티모어전 이후 25일 만의 실점이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 안정적인 제구력으로 시즌 3승째를 거둔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2일 콜로라도전에서 시즌 4승에 도전할 예정인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우타석에서 좌완에 다소 약했던 라미레스의 홈런에 대해서는 “모든 숫자가 무의미(현재 스플릿 성적)했다. 류현진의 공이 존에 몰렸고, 라미레스가 토마호크를 날렸다. 400피트 가까이 날아갔다”면서 “류현진의 경력을 고려하면 효율적인 투구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우타자 몸쪽으로 더 공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몸쪽을 공략하지 못했다. 맞는 순간 홈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류현진의 실투를 오히려 놀라워했다. 저렇게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는 의미다.

어쨌든 류현진은 성공적으로 경기를 마쳤고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해설가 벅 마르티네스는 “체인지업이 아주 뛰어났다(great). 커브, 체인지업, 포심이 같은 딜리버리에서 나온다. 매우 자연스럽고 잘 컨트롤되어 있다”고 칭찬했다. 슐만은 “팀의 5선발인데 5선발 치고는 굉장히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고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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