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역사 이념 논란 왜 갑자기 벌어졌나?

김민지 2023. 8. 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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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역사 이념 논란 왜 갑자기 뜬금없이 벌어진 거에요?

'정율성 기념공원 사업'이 시작인데요.

광주시가 48억 원을 들여 조성하려는 이 사업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강하게 막아서며 시작됐습니다. 

박 장관이 지난 22일에 올린 글입니다.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고 공산군 응원 대장이었던 사람"이라며 "독립 유공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사흘 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통합위원회 회의에서 박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비공개 회의 때, "어떤 공산주의자에 대해 지자체가 추모 공원을 만든다는데, 사회 통합과 관용에 부합하는 게 아니다"라고요.

Q. 홍범도 장군 얘기는 갑자기 왜 나온 겁니까?

이건 돌발상황적 측면이 있는데요.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5명의 흉상을 철거하는 논의를 그동안 해오긴 했지만 지난주 국회 질의 과정에서 장관의 공개 발언으로 돌연 이슈가 된 겁니다.

[이종섭 / 국방부 장관(지난 25일)]
"육군사관학교는 장교의 요람인데, 공산주의 경력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느냐 그런 문제가 제기가 되어서."

야권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숙고해 달라"고 가세하며 논쟁이 확전됐고, 이종찬 광복회장까지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에 불이 붙은 겁니다.

Q3. 돌발 상황이라고는 했지만 어쨌든 이전은 추진은 하는 거잖아요. 왜 굳이 육사에서 없애려고 하는 거에요?

대통령실과 여권을 취재해 보면 대략 두 가지 이유인데요. 

먼저 홍범도 장군이 독립전쟁 영웅은 맞지만 레닌이 이끌던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인물을 육사에 모범 사례로 두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이유가 첫번째입니다.

우리 대한민국 엘리트 군 장교를 육성하는 곳에는 맞지 않는다는 거죠. 

두 번째는 전 정부 지우기 차원의 측면도 있습니다.

[문재인 / 당시 대통령(2020년 3월)]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습니다."

[이진복 /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홍범도 장군 들어올 때도 굉장히 거창하게 행사를 했잖아요. 그러면서 곳곳에 홍범도 흉상이 들어서고…. 정치권이 제대로 또 우리 언론이 국민들 앞에서 제대로 논쟁을 안 했다. 그런 면에서 한번 걸러보자 그런 뜻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느냐….

문재인 정부 당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을 치렀고. 육사 내에 홍범도 장군 흉상이 세워진 것도 문재인 정부 때였죠. 

공산당 가입 전력이 있는 인물을 확 키운, 전 정부의 의도를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Q. 이념 논쟁 총선 앞두고 있어서 더 민감한데요.

그래서 정리가 쉽지 않은데요.

정율성 기념공원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건립을 막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반면, 홍범도 장군의 경우 독립운동가 활동까지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독립기념관으로 옮기는 게 더 적합하지 않냐고 하는데요.

철거든, 이전이든 국민 모두가 아는 독립운동가를 홀대하는 모습처럼 비쳐져 국민의힘 여당은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이종찬 광복회장도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어 정부의 부담도 큰 상황입니다.

이 틈을 노려 야권은 "을사5적 흉상도 세울 거냐"며 친일 프레임을 들고 나와 공격 중이거든요.

정부는 시간을 갖고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인데. 이념 논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는기자, 정치부 김민지 기자였습니다.

연출 : 신유나 PD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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