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입맞춤' 스페인 축구협회장에…분노 확산

박수주 2023. 8. 2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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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스페인 여자축구가 성폭력 논란으로 기쁨을 누릴시간이 없습니다.

우승 직후 선수에게 입맞춤을 한 축구협회장 때문인데, 경기장 곳곳에서 피해 선수를 향한 공개 지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스페인 프로 축구, 라리가 선수들이 유니폼 대신 '다 끝났다'는 뜻의 해시태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등장합니다.

또 다른 선수들은 '우리는 모두 에르모소다'라는 문구가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 나옵니다.

에르모소는 최근 여자축구 월드컵 시상식에서 기습 입맞춤을 당한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입맞춤을 한 사람은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사퇴 요구가 빗발쳤지만, 루비알레스 회장은 '동의 하에 이뤄진 일'이라고 주장하며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스페인 프로 축구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하고 에르모소를 지지하고 나선 겁니다.

스페인에서 열린 우먼스컵 결승전과 멕시코 여자 축구에서도 연대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앞서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이 '거짓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이자 '사회적 암살'이라며, 공개 석상에서 "사임하지 않겠다"는 말을 5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 스페인축구협회장> "사임하지 않겠습니다. 사임하지 않겠습니다. 사임하지 않겠습니다."

협회는 오히려 에르모소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해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에르모소는 입맞춤에 동의한 적 없고, 폭력의 피해자라고 느꼈다고 반박했습니다.

에르모소와 대표팀을 포함한 여자축구 선수 80여명은 대표팀 '보이콧'을 선언했고, 대표팀 감독을 제외한 코치진은 전원 사퇴로 항의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루비알레스 회장 해임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한 한 편, 국제축구연맹,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90일 정직 징계를 내리고 진상조사에 돌입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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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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