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의 와인스토리] 샤또 라 네르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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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샤또네프-뒤-빠쁘) 유일의 진정한 샤또'라는 로버트 파커의 칭찬이 공감되는 샤또 라 네르뜨(la Nerthe)는 '5세기 동안 지켜온 우아함'을 모토로 와이너리의 역사가 CDP의 역사를 대변하다고 자랑한다.
샤또 네르뜨는 CDP 와이너리들의 권리인 와인병 라벨 위쪽에 새기는 양각 '성 베드로 열쇠와 교황관' 대신에 뛸 가문의 문장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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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샤또네프-뒤-빠쁘) 유일의 진정한 샤또'라는 로버트 파커의 칭찬이 공감되는 샤또 라 네르뜨(la Nerthe)는 '5세기 동안 지켜온 우아함'을 모토로 와이너리의 역사가 CDP의 역사를 대변하다고 자랑한다. 1560년 11월 25일 와이너리를 인수한 귀족 가문 '뛸 드 빌프랑슈(Tulle de Villefranche)'는 1877년까지 샤또 라 네르뜨를 317년간 소유하면서 CDP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발전시켰다. 1736년에 현재의 샤또를 건립했고, 1776년 지역 최초로 병입된 와인을 외부로 보내기 시작해 유럽을 넘어 미국에까지 수출(1786년)했다.
사령관 출신의 폴리테크니션 조셉 뒤꼬(Joseph Ducos)가 필록세라로 황폐화된 샤또 라 네르뜨를 1877년 5월 매입하면서 바톤을 이어받았다. 미국산 뿌리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필록세라를 극복해 다른 CDP 와이너리들이 따라할 수 있는 모범을 보였고, CDP가 프랑스 최초로 AOC로 지정받는데에도 부시장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침체기를 겪다가 1985년 현재의 리샤르(Richard) 가문이 인수해 재정비한 후 옛날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1991년 포도밭도 60헥타르에서 92헥타르(CDP 두번째)로 확장했다. 암반 지하 저장고를 구경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확인했다. 1년간 샤또를 독일군에게 점령당하기 직전인 1943년 6월에 가벽을 만들고 큰 오크통으로 가려둔 것을 1985년 리모델링에서야 인지하고 뚫어서 1929년 와인 등의 보물을 발견했다고 한다. 주변 와이너리 배려용 십만 리터 용량의 오래된 석조탱크도 흥미로웠다.
샤또가 생산하는 CDP 와인 화이트 2종과 레드 3종을 시음했다. 샤또 좌우에 위치한 천연 샘물 2개와 수 세기에 걸쳐 형성된 10헥타르의 숲으로 화이트 품종에 적합한 신선함이 제공돼, 화이트 와인 생산 비율이 CDP(평균 5%) 최고인 15% 달한다. 샤또 네르뜨는 CDP 와이너리들의 권리인 와인병 라벨 위쪽에 새기는 양각 '성 베드로 열쇠와 교황관' 대신에 뛸 가문의 문장을 새겼다.
마지막 시음와인은 레 클라벨(les Clavelles) 2017이었다. 보통 시음에서는 이 와인을 새로 따지 않는데, 며칠 후 예정된 영국 수입업자의 방문 핑계로 미리 오픈한다고 한껏 생색을 내면서 따라준 와인에서 코를 가져가기도 전에 매력적인 향이 퍼져왔다. 근래에 차원이 다른 와인을 만난 것이 얼마 만인가? 복합적인 향과 맛이 시시각각 변했다. 진흙 토양의 포도밭이어서인지 멋진 쌩떼밀리옹 1등급을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레 클라벨은 CDP 최고의 리유디 라크로(la Crau) 밑에 위치한 슈맹드샤또네프(Chemin de Chateauneuf)에 속한 조그만 포도밭이다. 고품질의 그르나슈를 2배럴 정도 생산하는데, 다른 품종들과 블렌딩해버리기엔 너무 아까워서 2015년부터 그르나슈 단일 품종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는 2018년과 2020년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보르도보다 더 많은 13개 품종을 블렌딩하는 CDP에서, 부르곤뉴 스타일의 단일 품종으로 만드는 예외적인 CDP 와인의 매력에 빠질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도멘 뻬고의 뀌베 아템포와 귀국행 비행기에 가져갈 와인(2개)으로 망설이지 않고 레 클라벨 2017을 구입했다. 그런데 의외로, 최근 할인매장에서 레 클라벨 2016을 구할 수 있었다. 천여 병밖에 생산되지 않은 와인이 우리나라에도 배분되는 것을 보면, 와인 수입국으로서의 우리의 위상이 많이 올라간 것으로 판단된다. 신성식 ETRI ICT전략연구소 연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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