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사형투표'→'오사개'..주1회 편성, 악수일까 묘수일까[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주1회' 드라마가 부활했다. 지상파 미니시리즈 편성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SBS와 MBC가 신작드라마를 각각 목요일, 수요일로 편성한 것. 하지만 그간 주1회 방송을 택했던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던 만큼 우려의 시선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SBS 새 드라마 '국민사형투표'가 첫 방송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국민사형투표'는 악질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우 박해진, 박성웅에 이어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글로벌 흥행으로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임지연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았던 '국민사형투표'는 당초 월화드라마로 알려졌지만, OSEN 단독 보도를 통해 목요드라마 편성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의 주1회 편성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에는 방송사마다 주1회 방송되는 작품들이 꾸준히 있어왔기 때문. 다만 미니시리즈의 성행으로 일일드라마를 제외하고는 드라마의 경우 월화, 수목, 금토, 토일과 같은 주2회 방송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하지만 OTT의 대중화 등의 이유로 TV드라마들이 암흑기에 접어들면서 각 방송사마다 하나 둘씩 드라마 편성을 줄여가기 시작했다. MBC는 주말드라마에 이어 약 40년만에 월화드라마를 폐지했으며, KBS도 3년만에 금토드라마를 폐지했다. SBS는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 등을 폐지하는가 하면, 아침드라마의 경우 지상파 3사 모두 폐지된지 오래다. 더군다나 SBS의 경우 월화드라마마저 '꽃선비 열애사' 이후 편성이 잠정 중단된 상황에서 '국민사형투표'를 목요일 방송으로 자리를 옮겨 눈길을 끌었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최근 주1회 방송된 드라마들 중 흥행에 성공한 사례를 보기 힘들다는 데에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의 경우 촬영 환경 등의 이유로 목요 방송을 택한 상황에서도 매 회 시청률 10%대를 넘기며 시즌1의 흥행을 이어갔던 반면, KBS2 '이미테이션', JTBC '알고있지만,'은 1%조차 간신히 유지하며 쓸쓸하게 퇴장했다. 화제의 시리즈 '펜트하우스' 또한 금요드라마로 주1회 방송된 시즌3의 경우 이전 시리즈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성적을 기록한 데 이어 끝내 20%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막을 내려야 했다.
많은 우려의 시선 속에서 10일 첫 방송된 '국민사형투표'는 4.1%로 출발, 2회만에 소폭 하락한 3.8%를 기록하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회에서 다시 상승세를 그리긴 했지만, 쟁쟁한 캐스팅에 비한다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MBC는 차은우, 박규영 주연의 '오늘도 사랑스럽개'(이하 '오사개')를 수요드라마에 올렸다. '오사개' 역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치트키지만 개를 무서워하는 남자의 예측불허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MBC 측은 '오사개'의 주1회 편성과 관련해 "MBC는 이전에도 유연한 편성과 실험정신으로 대한민국 드라마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며 "'오사개'는 청량한 코믹 로코물로 평일 밤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적합한 이야기와 캐릭터의 매력을 갖추고 있기에 자신 있게 주 1회 편성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VOD 서비스의 활성화로 드라마 스트리밍은 물론 본방사수를 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다시보기'를 할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TV 시청자 수는 감수하고 있는 추세다. 더군다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 오리지널 드라마가 많은 호응을 얻은 이유 중 하나가 전 회차를 동시공개해 한번에 '몰아보기' 할 수 있기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주1회 편성은 결코 현 상황에 유리한 선택으로 보이진 않는다.
더군다나 'SF8', '멧돼지 사냥', '대장금이 보고 있다' 등 그간 MBC에서 주1회 방송된 드라마들은 대개 0%대까지 곤두박질 친 성적을 기록했던 바. 그나마 시청률이 높았던 '보그맘'의 경우에도 4%대에서 그쳤다. '오사개'의 수요극 편성에 불안이 뒤따르는 이유다.
물론 편성만으로 흥망을 판단할수 없으며, 이전 작품들의 저조한 성적이 온전히 편성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국민사형투표'는 이제 막 12부작 중 초반부 전개를 보여준 참이고, '오사개'는 지난 4월 촬영을 마치고 10월 첫방을 목표로 후반 작업에 한창이다. '주1회 방송'이라는 선택을 향한 우려를 기우로 바꿀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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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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