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홍범도 흉상 이전 추진에…민주 "얼빠진 폭주" · "제정신인가?"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8. 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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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전인 1920년에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이 논쟁의 중심으로 들어왔습니다. 국방부와 육사에 있는 홍 장군 흉상을 정부가 이전하기로 하자, 민주당 등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민족적 폭거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죠.

논란의 핵심은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전력인데요, 정율성 공원 조성 논란과 맞물려서 역사와 이념 논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육사·국방부 앞 홍범도 흉상 이전 추진"


육군사관학교에 가면 위 사진에 있는 흉상들을 볼 수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1절에 맞춰 실탄 탄피 300㎏을 녹여 제작됐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실탄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상황에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 등에서 일본군을 대파한 독립군 선배들의 정신을 기린다는 취지에서 제작됐다고 하죠.

흉상이 세워진 곳이 육사 충무관 앞인데요, 교수 연구실과 강의실 등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육군사관학교 연구와 강의의 중심지에 세워졌다고 할 수 있죠. 흉상의 주인은 사진 왼쪽부터 홍범도, 지청천, 이회영, 이범석, 김좌진의 5명입니다. 흉상이 세워진 장소와 인물을 보면 육사가 독립운동가와 광복군을 '국군의 뿌리'로 인식하고 영웅으로 존경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국방부가 5명 흉상을 이전하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생도 교육시설인 충무관 앞에 조성된 기념물들을 독립운동이 부각되는 최적의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국방부는 "국난 극복의 전체 역사에서 특정 시기에 국한된 독립군·광복군 흉상들만이 사관생도들이 매일 학습하는 건물의 중앙현관 앞에 설치돼 있어 위치의 적절성, 역사교육의 균형성 측면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점을 문제 삼은 겁니다.


5인의 흉상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육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국방부 청사 앞에도 있는데요, 그래서 기자들이 그것도 옮길 거냐고 물어봤죠.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 청사 앞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도 이전을 검토한다는 겁니다.
 

문재인 "국군 뿌리 부정하나?"

민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도 어제(27일) SNS를 통해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 "국권을 잃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무장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는가"라며 되물었습니다.
국군의 뿌리가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입니까?

국권을 잃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 무장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습니까?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입니까?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기 바랍니다.

-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SNS에 '얼빠진 폭주를 당장 멈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온갖 고초를 겪고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광복 2년 전 생을 마감한 홍범도 장군을 북한과 관련짓는 천박한 인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항일독립투쟁의 역사를 최대한 넓게 포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온 것도 그런 노력의 연장이었다"고 적었습니다.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거친 표현을 쏟아냈는데요, "'이 사람들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좌익에 가담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도 지워야 되는 건가?"라면서 비판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설마 가짜뉴스겠지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실을 확인하고 도를 넘어도 정말 한참 넘은 거다. 정말 이 사람들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서 흉상을 철거하고 이전한다는 것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멸감을 심어주는 행위 아니겠습니까? 정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분노를 참을 수 없더라고요.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반민족적 폭거"라고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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