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증권가 24년차 소문난 유튜버… "수익률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이미선 2023. 8. 2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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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출근·야근 자처 '여의도 워커홀릭'… 승승장구했지만 건강악화 입원도
쌍둥이 아들에 '무언가 남기려' 책 출간… "매수한 종목은 절대 손해 안봐요"
박민수 작가. 본인 제공.
박민수 작가. 본인 제공.

'아들아 주식공부 해야 한다' 저자 박민수 작가

"수익률이 높은 것도 중요하지만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죠."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민수 작가(49·사진)는 투자 조언을 구하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들아 주식공부 해야 한다'를 펴낸 작가이면서 유명 증권 유튜버이기도 하다.

박 작가의 본업은 따로 있다. 지난 2000년 여의도 증권유관기관에 입사해 올해로 24년 차인 직장인이다. 코스닥시장 규정과 제도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박 작가는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 칭했다. 새벽 5시 출근은 기본이고 야근도 자처했다. 그 덕분에 동기들보다 빠른 승진 기회를 얻어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명절에 고향에 내려갔는데, 어머니가 '넌 뭘 잘하니'라고 물으셨는데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그날 이후로 8년 간의 회사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남들보다 일을 더 해서 승진을 빨리했을뿐 아닌가', '이렇게 60살까지 살아도 과연 행복할까' 등 많은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얻어낸 해답은 '재테크'였다. 곧장 여의도 영풍문고로 달려간 그는 무작정 주식 관련 책을 사보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서점에 들러 두세권씩 읽어 나갔다. 뉴스도 꼬박꼬박 챙겨봤다.

투자금 3000만원에서 시작해 조금씩 돈을 불려나가며 남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던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박 작가는 "2018년 스트레스로 인한 협심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쌍둥이 아들이 둘 있는데, 당시 나이가 10살이었다"며 "의사에게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의사의 말을 듣고 아들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뒤 3주동안 하루 3시간씩 쪽잠을 자며 초안을 작성했다. 초안을 들고 찾은 인쇄소에서 '책을 내도 되겠다'는 말을 듣게 됐다. 인쇄소 사장님의 조언을 듣고 출판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주식 공부 5일 완성'이다.

작가로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각종 경제 유튜브에도 나가게 됐다. 우연히 출연한 유튜버 침착맨의 방송에선 '최고민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 작가는 "침착맨 방송에 출연해 이것저것 다 말하다보니 말이 길어졌다. 그때 침착맨이 말을 끊기 위해 '선생님 최고에요'라고 말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최고 민수라 불리게 됐다"며 "투자 종목 주가가 떨어졌을 때 추가 매수를 하며 '오히려 좋아'를 외치는데, 이것이 '최고 민수 투자법'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했다.

이후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2권' 등 4권의 책을 더 펴내며 주식 초보들도 배우기 쉬운 투자법을 소개했다. 지난 5월 발간한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권에서는 실적 개선주를 핵심 주제로 삼는다. 제대로 된 실적주를 발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투자 전략, 매수·매도 타이밍을 공개한다. 또 100개가 넘는 실전 차트 사례를 통해 실제로 전략이 어떻게 시장에 먹히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2권에서는 재무제표와 공시 보는 법에 대해 다뤘다.

박 작가는 "책을 여러 권 썼지만, 로직(논리)은 비슷하다"며 "'좋은 기업'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기업이란 잘 벌어서 잘 베푸는 회사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타(단기 투자)의 경우 수익이 났던 종목에서 반복하게 되는데, 결국 손절매(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마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며 "마음 편하게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돈을 잘 벌어 배당을 잘 주는, 그런 게 좋은 기업이다"라고 했다.

투자 순서로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배당주, 실적 개선주, 테마주 순으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이 테마주로 입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ETF의 경우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변동성이 적어 가볍게 투자를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주의 경우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앞으로 2~3년 뒤의 PER을 보고 꾸준히 실적이 좋아지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예를 들어 PER이 10배면 투자금(주가)을 10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작가는 "향후 2~3년 안에 실적이 호전하는 종목을 50개 정도 고르고 그 중 2~3개 사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PER은 증권사 리포트 등을 통해 초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손절매를 하지 않는 것이 자신만의 투자 전략이라고도 소개했다. 필명 역시 한 번 먹이를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는 '샌드타이거샤크(모래뱀상어)'를 쓰고 있다. 한 번 매수한 종목은 절대 손해를 보고 팔지 않는다는 그의 원칙이 담겼다.

박 작가는 "246 전법이 있다. 20%, 40%, 60% 하락시 추가 매수(물타기)를 하는 방법"이라며 "아무 종목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적이 개선되는, 배당을 잘 주는 회사를 골라 손절매 없이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게 투자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투자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실수를 만회하는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도 항상 '이기는 싸움'만 했다. '아들아 주식 공부 해야 한다'를 통해 좋은 기업을 찾는 방법을 공부하고, 실수를 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고 절대 잃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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