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그칠 줄 모르는 파키스탄의 칸 전 총리 석방 시위
지난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서는 임란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임란 칸 전 총리는 지난 5일 부패 혐의로 3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어 8일에는 선관위가 5년 동안 공직 출마 금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칸 전 총리와 그가 속한 정당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판결과 결정이라는 주장입니다.
칸 전 총리는 현재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남쪽으로 약 84km 떨어진 펀자브주 아톡 시에 있는 감옥에 투옥돼 있습니다. 칸은 자신의 수석 변호인을 통해 당국이 자신을 일반적으로 유명 정치범을 위한 특별한 시설이 없는 C급 감옥에 가두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의 보도에 따르면 임란 칸은 자산은닉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슬라마바드 법원은 칸 전 총리가 재임 시절 받은 선물을 법에 따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인정해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그 금액가치는 한화 약 600만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선관위의 공직선거법 출마 금지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후속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칸 전 총리는 올해 말, 또는 늦으면 내년 초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선에 입후보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당연히 칸 전 총리가 종신 총재로 있는 PTI는 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PTI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선관위가 논쟁적 재판 결과인 차별적 판결에 따라 서둘러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합니다. 선관위 결정에 앞서 PTI는 긴급회의를 열어 사태 타개책을 논의했습니다. 또 칸 전 총리는 변호인단을 통해 이날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임란 칸 전 총리는 앞서 지난해 4월 의회의 불신임 표결 가결로 4년 가까이 맡아온 총리직에서 밀려났습니다. 이후 파키스탄 정국은 혼돈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5년 임기를 마치지 못한 채 쫓겨난 칸 전 총리 측은 공세로 전환해 조기총선 실시를 요구하면서 현 정부와 군 지도부가 총리 축출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칸 전 총리는 지난 5월 PTI와 비영리 재단의 부패 혐의 재판과 관련해 당일 체포됐다가 다음 날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그의 지지자들이 전국적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일부 군 시설 등이 약탈당하기도 하는 등 거센 저항에 맞닥뜨렸기 때문입니다. 선관위의 결정은 칸 전 총리가 축출되지 않았을 경우 원래 임기가 끝나는 날의 나흘 전에 나온 것입니다.
크리켓 선수 출신인 칸 전 총리는 2018년 7월 총선 승리를 통해 집권했습니다. 그러나 기득권 군부와 갈등을 겪어오다가 지난해 4월 의회 불신임을 받게 됐습니다. 칸 전 총리는 파키스탄 주요 부족 중 하나인 파슈툰족 출신으로 1952년 라호르의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 유학해 지적 능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크리켓에도 재능이 뛰어나 16살에 처음으로 프로 데뷔를 했고, 파키스탄 크리켓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특히 1992년 세계 크리켓 월드컵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파키스탄이 처음이자 마지막의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국민적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후 정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임란 칸은 이러한 대중적 인기를 업고 1996년 PTI를 창당합니다. 이후 2018년 총선에서 수십 년 동안 파키스탄 인민당, 파키스탄 무슬림 동맹, 파키스탄 군부가 돌아가면서 권력을 차지해온 파키스탄 정국에서 PTI가 다수당이 되면서 총리로 취임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외세에 의존하는 군부, 샤리프와 부토라는 유력 가문이 독점하던 정치판에 대한 피로도가 작용했습니다. 이번 그의 체포와 공직선거 출마 금지는 그를 제거하려는 군부 등 기존 정치권의 음모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대중의 절대적 인기를 업고 임란 칸 총리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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