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발한 업체, 제2세종회관 설계 당선작 포함 논란

김남석 2023. 8.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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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건축 설계공모 지침 위반으로 형사고발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건축)를 제2세종문화회관 공모 당선업체 중 하나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신속통합기획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업체로 선정된 희림건축이 설계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하지만 희림건축은 아무런 불이익 없이 서울시가 발주한 제2세종문화회관 설계공모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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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3구역 설계시 용적률 갈등
지침위반 땐 서울시와 계약 불가
공모 당선작 5개 중 하나로 뽑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의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 설게. 서울시는 희림 등 5개 설계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재건축 설계공모 지침 위반으로 형사고발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건축)를 제2세종문화회관 공모 당선업체 중 하나로 선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희림은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를 맡으면서 용적률 상한선을 넘는 설계안을 제시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두고 '사기 행위'라며 희림건축을 정면 공격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제2세종문화회관 기획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 5점을 발표했으며, 이 중에는 희림건축도 포함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신속통합기획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업체로 선정된 희림건축이 설계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또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이례적으로 직접 형사 고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고 용적률이 300%가 최대치인데 (희림건축이) 360%를 서울시한테 받아내겠다 이렇게 공약을 한 것은 일종의 사기행위"라고 희림건축을 비판했다. 또 "그런 사술을 쓰는 사기에 가까운 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는 건축사법에 따라 건축사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은 경우 자격등록 취소나 2년 이하의 업무정지를 내릴 수 있다. 공공사업의 경우 설계업체가 벌점을 받을 경우 심사에서 감점이나 입찰 제한 등의 불이익을 준다.

하지만 희림건축은 아무런 불이익 없이 서울시가 발주한 제2세종문화회관 설계공모에 당선됐다. 공모 지침에도 참가 등록 마감일까지 행정처분을 받지 않으면 응모가 가능하다.

서울시 측은 제2세종문화회관 공모는 블라인드 형태로 진행돼 해당 업체가 다른 공모에서 설계지침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당선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압구정3구역 설계지침 위반이 확정돼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게될 경우 희림건축은 서울시와 계약을 맺을 수 없게 된다. 공모지침에서 정한 '2025년 상반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격'에 위배될 수 있다.

서울시는 선정된 5점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중 지명 설계공모를 실시해 설계용역을 수행할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다양한 전문가 자문과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단계별 행정절차를 거친 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동일한 발주처가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 공모에서 위법사항이 의심되는 업체를 그대로 선정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계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벌을 선반영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계약 과정에서 향후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이라도 달아야 한다"며 "만약 희림건축이 설계업체로 최종 선정되고 해당 계약 기간에 영업정지를 받게 된다면 사업 기간만 의미 없이 늘어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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