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들끓는 中…日학교에 돌 던지고, 대사관 전화테러

커지는 中·日 파열음
日 여행 줄취소 등 불매 확산
총영사관엔 일본경멸 낙서도
강한 유감 표한 일본 외무성
"일본어 크게 말하지 말라" 당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일본인 학교에 돌이나 달걀을 투척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된다”고 항의했다.

 경제 분야 반일도 거세져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이 오염수를 처음 방류한 지난 2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돌이 날아들었다. 용의자는 중국 공안에 구속됐다. 이튿날에는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 달걀 여러 개가 투척됐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학교 측이 경비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상하이 일본인 학교에는 오염수 방류를 항의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베이징 일본대사관과 각지의 일본 총영사관에는 항의 전화가 쏟아져 대사관 측이 경비 태세를 강화했다. 중국 치안당국 또한 일본대사관 주변에 평소보다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칭다오 일본 총영사관 인근에서는 일본인을 경멸하는 단어 등을 크게 쓴 낙서가 확인됐다.

일본 외무성은 전날 중국에 체류하는 사람이나 방문 예정인 여행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외출할 때 불필요하게 큰 소리로 일본어를 말하지 말 것 △일본대사관과 일본인 학교 등을 방문할 때는 주위를 신중하게 살필 것 △항의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 절대 가까이 가지 말 것 등을 권고했다. 또 외무성의 해외 안전 홈페이지 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중국을 방문할 때는 가족 등에게 일정과 연락처를 공유할 것을 주문했다.

경제 분야의 반일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4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가리비 가격이 30% 급락하는 등 수산업계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말린 해삼 등 중국권에서 주로 찾는 수산물 수출길이 끊기자 해삼과 전복을 말리지 않고 싼값에 처분하는 수산업자가 늘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日 미디어, 中 원전 문제 부각

일본 정부는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오카노 마사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불러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는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고 항의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일본인 학교 투석 등에 대해 “중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청하는 동시에 중국 거주 일본인의 안전 확보, 처리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발신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산 사업자를 보호할 것”이라며 “이번주에 전체적으로 지원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인 학교에 돌을 던지는 등 중국인의 반일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미디어들은 중국이 트리튬(삼중수소)을 서해에 대규모로 방류하는 국가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2020년 중국 저장성 친산 원전이 방출한 삼중수소는 약 143테라베크렐(T㏃)이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이 연간 방류할 삼중수소 총량인 22T㏃의 6.5배에 달한다.

일본 여론은 해양 방류에 긍정적인 흐름이다. 방류 직후 이뤄진 일본 언론사의 여론조사 세 건 모두 해양 방출에 긍정적인 견해가 부정적인 의견보다 많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방류에 긍정적인 응답자 비율이 한 달 새 9%포인트 올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베이징=이지훈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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