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양영훈 파트너·김준우 자문위원 | “웹 3.0 탐구 넘어 결과물 나오기 시작…소비자 혜택 강화”
“결국 웹 3.0(블록체인 이용 탈중앙화 웹서비스) 시대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대중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껏 블록체인, 가상자산 등 웹 3.0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실생활에 쓰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 받아왔다. 그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양영훈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파트너는 최근 인터뷰에서 웹 3.0 시대가 오기 위해선 블록체인을 포함한 웹 3.0 관련 기술이 어떻게 일상생활에 접목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이 크고 작은 잡음을 겪으며 웹 3.0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웹 3.0은 소비자와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의 구조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라고 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3대 컨설팅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20년부터 웹 3.0 관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유통, 금융 등 여러 업종의 전통 기업을 상대로 웹 3.0 진출 전략을 △웹 3.0 접근 채널 △웹 3.0 서비스 활용 △블록체인 플랫폼 제작 △인프라 구축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컨설팅해 주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는 또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크로스앵글(쟁글)의 김준우 공동 대표를 웹 3.0 부문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김 위원은 “이제 웹 3.0 진출 기업은 그 성과를 소비자에게 보여줄 시기가 다가왔다”며 “유용성, 실용성 등을 입증하며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인앤드컴퍼니가 꿈꾸는 웹 3.0의 모습은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가 혜택받을 수 있는 ‘선순환 시장’이다. 인터넷으로 표현되는 웹 1.0, 플랫폼의 시대인 웹 2.0 시대에서 소비자는 기업과 같은 공급자가 주는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으나 웹 3.0 시대에서는 소비자 역시 참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파트너는 “유튜브와 같은 많은 소셜미디어(SNS)의 경우, 많은 참여자가 이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수익 배분은 콘텐츠 양이 아닌 광고 노출도 등에 따라 다르다”며 “웹 3.0 시대엔 블록체인 기술로 참여자의 콘텐츠 기여 빈도, 활동량 등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기에 이에 따른 수익을 합당하게 나눠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017년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에 합류한 양 파트너는 현재 회사 내 웹 3.0 리더로서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자문위원을 겸하고 있는 김 위원은 삼성증권과 삼성전자를 거쳐 NXC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 개발 및 투자 관리 팀장을 역임했다. 이후 NXVP(NX Venture Partners)에서 대표이사를 맡았고, 지난 2017년 크로스앵글을 공동 창업, 공동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웹 3.0은 무엇인가.
양영훈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존 사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너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웹 3.0은 하나의 단어로 칭하기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준우 “동감한다. 소비자는 원하는 게 있더라도 지금까지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지선다형’처럼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웹 3.0 체계로 넘어와서 소비자가 스스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형태가 가능하게 됐다. 웹 3.0의 큰 특징이라고 하자면 프로토콜 경제, 즉 ‘참여형 경제’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웹 3.0의 어떤 모습이 소비자의 참여를 끌어낸다는 것인가.
김준우 “플랫폼 시대인 웹 2.0을 두고 말하자면 소비자는 플랫폼에 기여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가령 유튜브 같은 경우, 콘텐츠를 어마어마하게 만들어 내더라도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 그러나 웹 3.0에서는 소비자가 기여하는 서비스에 비례해 인센티브 구조가 기술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김준우 “웹 3.0 시대에 탄생한 이더리움, 아발란치 등은 특정 기업의 네트워크가 아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네트워크’다. 따라서 만일 소비자가 해당 네트워크를 이용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접목할 수 있다. 또한 웹 3.0은 계약이 자동으로 체결되는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 개념을 사용하는데, 조건 값만 맞으면 채용, 서비스 제공 등 자동으로 시스템이 작동한다. 중간 관리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더 편리하고 빠르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웹 3.0 컨설팅이 궁금하다.
양영훈 “베인앤드컴퍼니는 웹 3.0 사업을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컨설팅을 진행한다. 첫 번째 영역은 ‘웹 3.0 접근 채널 모색’이다. 웹 3.0에 접근하고자 하는 기업이 대상이며 어떤 경로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지 함께 모색한다.
두 번째 영역은 ‘웹 3.0 서비스 활용 방법’이다. 기업이 만든 아이디어나 상품을 디앱(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할지 등 적합한 방법을 조언해 준다. 그다음으로는 ‘블록체인 플랫폼 제작’과 ‘인프라 구축’ 단계가 있다. 각각 영역에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 방법 및 감사(audit), 솔루션 등의 자문을 제공한다.”
올해 웹 3.0 시장의 변화가 있다면.
양영훈 “기업이 실제 결과물(outcome)을 하나둘씩 가지고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웹 3.0 시장에 대해 탐구하는 기업이 많았다.”
김준우 “이젠 웹 3.0 탐구 단계를 지나 준비 및 도입 단계에 이른 기업이 많이 보인다. 올해 베인앤드컴퍼니와 크로스앵글이 공동 주최하는 웹 3.0 행사인 ‘어돕션’에 참석 의지를 밝힌 기업이 250여 곳이 넘는다.”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웹 3.0 시장에 영향은 없나.
양영훈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던 것은 사실이다. 웹 3.0 시장에 대한 의구심의 목소리도 커졌었다. 그러나 사실 시장 침체를 일으킨 것은 기술 문제가 아닌 부정 회계, 횡령 등 ‘사람의 일탈’이었다. 또한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웹 3.0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지 웹 3.0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현재 코인 시장이 활기를 잃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은 점차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의 돌파 전략은 무엇인가.
김준우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바로 그것은 ‘왜 이 시대는 웹 3.0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이젠 웹 3.0이 왜 필요한지 보여줘야 할 시기다. 실생활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웹 3.0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양영훈 “웹 3.0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거창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웹 3.0은 소비자의 혜택을 강화하는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김준우 “인터넷이 등장하고 나서 보편화하는 데 수년이 걸린 만큼, 웹 3.0도 그렇다.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해도 그것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몇 년 뒤에 유의미한 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잘 준비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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