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사건' 녹음파일···재판장 "전부 듣겠다"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 씨. 연합뉴스

[서울경제]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 씨의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재판부가 법정에서 녹음 파일 전체를 재생하기로 했다.

28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진행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혐의 3차 공판에서 곽 판사는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3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4차 공판에서 녹음파일 전체가 재생될 예정이다.

곽 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지난 기일에 내용이 방대해 다 재생하지 못했는데 녹취록만으로는 안되고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은 주씨 부부가 지난해 아들에게 들려 보낸 녹음기로 녹취된 것이다. 2시간 30분에 달하는 분량으로, 파일에는 A씨가 지난해 9월 수업 시간에 주씨의 아들(9)에게 한 발언이 담겼다.

이날 재판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A씨 측 변호인 전현민 변호사는 "당시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 조치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찰 측은 비공개로 검증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공소장 내용이 알려져 추가 가해 우려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했다.

아울러 A씨 변호인 측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며 증거에서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선임한 A씨 측 또 다른 변호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만약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되면 교사들에 대한 녹음이 횡행해져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우려되므로 재판부에서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 판사는 "재판부가 지금 증거채택 여부에 대해 확답드리기 어렵다"며 "위법수집 증거로 볼 여지도 있는 것 같고, 증거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증거능력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주씨 측은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검찰은 A씨의 발언을 장애인인 주 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로 보고, 지난해 12월 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