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홀린 로켓배송···10개 중 7개는 K중기제품
물류서 통관까지 중기 진출 도와
빠른 배송·가성비로 경쟁력 UP
매출 10배↑ 대박 기업도 잇따라
쿠팡의 로켓배송을 타고 대만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상품 10개 중 7개는 국내 중소기업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상품력에 비해 낮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대만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우수 중기제품들이 쿠팡의 빠른 배송과 낮은 물류비용 등에 힘입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게다가 리뷰와 입소문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추가주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10개월 전 대만 시장에 도전장을 냈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최근 대만 온라인 시장 성장세에 확신을 갖고 대만 사업 및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만으로 향하는 국내 중기 제품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글로벌 트래픽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5일 기준 대만에서 가장 다운로드가 많은 쇼핑 어플리케이션(앱) 순위(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또 쿠팡 대만 사이트 방문자 수는 월간 140만 명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진출 이후 1년도 안된 기간 동안 이룬 괄목할 만한 성과다.
쿠팡의 대만 앱 사용자가 늘며 국내 중소기업들의 대만행도 함께 늘고 있다. 현재 대만에서 판매되는 수백 만개 로켓배송 상품 중 7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들이 직접 해외 진출을 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뿐 아니라 경험이 부족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어렵다. 하지만 쿠팡 플랫폼을 통해 진출할 경우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고객들과의 접점도 넓혀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쿠팡은 물류부터 통관, 수입세 징수, 대만 로켓배송 서비스 등을 입점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빠른 배송 속도와 저렴한 배송 비용이 중기 상품 판매에 좌우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 쿠팡의 로켓직구(한국에서 배송)는 690대만달러(한화 약 2만9000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로 1~2일 내 항공편을 통해 배송해준다. 로켓배송(현지 물류센터에서 배송)은 490대만달러(2만원) 이상 구매 시 다음 날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반면 아이허브나 아마존 등은 각각 8만4000원, 8만6000원의 최소 직구 구매 금액을 넘겨야 무료로 배송을 해주고, 배송 기한 역시 3주 이상 소요된다. 쿠팡이 국내에서 직매입을 통해 사들인 제품을 대만으로 바로 배송함에 따라 유통 마진이 줄어들고, 기간 역시 단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 중소기업의 홍삼 브랜드 ‘풍년보감(100입)’은 대만 쿠팡 앱에서 720대만달러(약 3만원)에 로켓배송까지 가능하지만, 쇼피에서는 1250대만달러(약 5만2000원)으로 73%가 더 비싸다. 국산 김 브랜드 역시 ‘힙스 김(30g)’은 쿠팡에서 53대만달러(2200원)에 판매되는 반면, 모모와 쇼피에서는 116~129대만달러로 2배 이상 가격이 높다. 쿠팡은 매년 국내 직매입 규모를 20% 이상 확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을 통해 소위 ‘대박’을 터뜨리는 중소기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 ‘우주창고’는 지난 2019년 창립 이후 3년 만에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0억원을 기록했다. 마스크팩 브랜드 ‘청광 마린 진주마스크’ 등을 파는 뷰티 제조업체 지피클럽은 팬데믹으로 중국 수출이 쪼그라들며 재정난을 겪었지만, 쿠팡 덕분에 대만에 진출한 결과 올 들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홈리빙업체 이투컬렉션은 대구 강소기업으로, 유아용 머그잔, 플레이트, 양말 등을 현지 로켓배송으로 판매한 결과 매출이 4배 이상 늘어나 지난해 연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대만 로켓배송 사업을 확장함과 동시에 국내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를 지속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대만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자금을 투입해 사세를 확장하고, 중소기업의 진출을 돕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로켓배송 사업 성장 속도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을 때 보다 훨씬 더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대만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한인들이나 ‘K-콘텐츠’를 좋아하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쿠팡 앱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성지’로 입소문을 탔다”며 “중소기업들에게 성장동력을 제공하며 상생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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