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기 게임’하다 “시비걸어 죽이고 싶다” 신고하고 벽돌 난동부린 20대

신고 뒤 경찰 오자 벽돌로 경찰 위협·폭행…“공권력 행사 무력화 중대 범죄”

술 먹기 게임을 하다가 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는 이유로 "죽여 버리고 싶다"고 경찰에 신고하고 벽돌로 난동을 부린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판사 박병곤)은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게 최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5월 18일 새벽 3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술 먹기 게임’을 하다 상대방과 말다툼을 한 끝에 "상대방이 시비를 걸어 죽여 버리고 싶다"며 112에 신고했다.

이어 출동한 경찰들을 피해 인근 상가 건물 2층의 간판 위로 올라간 A씨는 소리를 지르고 벽돌로 유리창과 간판 조명을 내려찍는 등 두시간 가량 난동을 부렸다. 경찰들이 A씨를 제지하기 위해 사다리차를 이용해 접근하자 벽돌을 양손에 들고 ‘벽돌로 목을 찍어 죽여버린다’ ‘한 명은 반드시 죽인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상가 앞 통행을 막고 있던 경찰에게 벽돌 조각을 던지거나 A씨의 다리를 붙잡은 경찰의 무릎을 발로 차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재물 손괴로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 경찰관 수도 적지 않다"며 "범행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 시민이 공포나 불편함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경찰관들에게 가한 폭행·협박 정도도 가볍지 않다"며 "특수공무집행방해죄는 적법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해 국가기능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경찰관들에 대한 피해금 등을 공탁하고 기소유예 처분 1회 외에 다른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