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35세의 저주’ 빠진 중국 취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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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한 중국에서 35세를 취업의 마지노선으로 삼는 이른바 '35세의 저주'가 청년들을 옭아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고위관료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35세의 보이지 않는 연령차별이 직장에서 항상 있었다"며 "나이 때문에 직원 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인력낭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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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직장을 그만 둔 34세 중국 여성 한씨는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IT 디자이너로 10년간 근무했다는 그는 오랜 특기와 경력을 살려 금방이라도 직장을 구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입사 지원서만 수백곳에 제출했지만 면접 제의는 4번이 전부였다. 지금은 생계를 위해 음식 배달일을 하며 하루 20위안(3600원)을 받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기록한 중국에서 35세를 취업의 마지노선으로 삼는 이른바 ‘35세의 저주’가 청년들을 옭아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령에 따른 취업 차별은 민간기업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국가공무원도 35세가 넘으면 지원자격이 박탈된다. 심지어 한 도교 사원에서는 승려 모집공고를 내면서 ‘35세 미만’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신화통신은 “35세는 업무능력을 측정하는 기준점”이라며 “이때까지 관리직으로 승진하지 못한 직원은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돼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령차별은 성차별과 맞물리면서 여성 직원과 구직자에게 더 가혹한 잣대가 되고 있다. 중국 선전시에 거주하는 35세 리우씨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에 복귀하자마자 해고됐다. 그의 자리는 갓 대학을 졸업한 직원이 채웠다. 리우씨는 “기업은 나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대학 졸업생을 선호한다”고 토로했다.
연령차별은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학력에 풍부한 근무경험을 가진 이들을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취업시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재능 낭비’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한 고위관료는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35세의 보이지 않는 연령차별이 직장에서 항상 있었다”며 “나이 때문에 직원 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엄청난 인력낭비”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이란 코넬대 로스쿨 부교수는 “중국 노동법이 인종, 성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은 금지하지 않고 있다"며 “과거에 일부 정치인들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령차별을 금지하는 입법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년실업은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게 둔화된 중국 경제성장의 골칫거리가 돼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6월 발표한 청년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다. 코로나 이전 시기의 10%대보다 2배 높아진 것이다. 구직을 포기한 청년까지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단단 베이징대 교수는 이른바 '탕핑족(躺平·가만히 누워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청년들)'과 부모에게 기대 사는 '캥거루족'까지 실업자에 포함할 경우 중국의 3월 실업률은 46.5%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포드 & SOAS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 중국 센터 연구원은 “노동시장에서 너무 오래 떠나 있거나 훈련받을 기회 자체를 가져보지 못한 중국 청년들은 영원히 고용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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