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정율성 역사공원,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종합)

정지형 기자 나연준 기자 2023. 8. 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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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광주광역시가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는 정율성(정뤼청·1914?~1975) 역사공원 조성 계획과 관련해 "용납하기 어렵다"며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5일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 및 2기 출범식에서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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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 "도대체 어찌 이런 일이…용납하기 어렵다"
정부, 헌법소원 포함 철회 위한 법적조치 검토 착수
극우정당인 자유통일당과 관계단체인 자유마을 등 관계자들이 28일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거리 흉상 앞에서 정율성 기념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2023.8.28/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광주광역시가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는 정율성(정뤼청·1914?~1975) 역사공원 조성 계획과 관련해 "용납하기 어렵다"며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정부는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을 막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정율성 역사공원 논란을 접하고 참모들에게 "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취지로 역사공원 계획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걱정을 많이 했다"며 "심각하게 사안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5일 국민통합위원회 1주년 성과보고 및 2기 출범식에서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어떤 공산주의자에 대한 추모공원을 어떤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회 통합과 관용에 부합하는 듯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연대와 통합의 기반이 무너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출신인 정율성은 항일 투쟁을 위해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간 인물로, 193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으며 광복 후에는 북한으로 귀국해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이력이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정율성 생가 일대에 48억원을 들여 정율성 역사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2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48억원을 누구에게 바친단 말인가'라는 글을 올리고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도 전남 순천역 광장에서 호남 출신 한국전쟁 학도병을 위한 현충시설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며 정율성 역사공원 계획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정부도 광주시를 상대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보훈부에서 법률 검토, 헌법소원을 포함해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보훈부는 지방자치법 184조, 188조에 근거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법 184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나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해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188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주무장관이 기간을 정해 서면으로 시정할 것을 명하고 이행되지 않으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도 현재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감사원 감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훈부는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감사원 등과도 소통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 같이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은 광주서도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한 차담회에서 "철 지난 이념논쟁을 중단하자고 했는데, 오늘 박민식 장관이 순천에서 마치 광주가 잘못한 것처럼 또 언급했다"며 "2013년 박승춘 처장 당시 보훈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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