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자폐 치료에 고압산소·한방요법? "부모는 포기할 수 없잖아요"
신진 기자 2023. 8. 28. 17:51
국내에서 자폐증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 비율은 100명 중 2.5명을 넘습니다. 10년 전 통계니, 지금은 더 많을 겁니다. 치료법도 없고, 정확한 이유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애가 탑니다. 대학 병원 교수를 만나려면 수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게 만난 의사들은 '골든타임'을 강조합니다. 아이의 기능을 정상에 가깝게 만들기 위한 최적의 시기는 '학교에 가기 전'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치료기관, 비용 등을 알아보는 건 고스란히 부모 몫입니다. 부모들은 절박한 마음에 사설 기관을 전전합니다. 그런 마음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곳들은 검증되지 않은 진단과 치료법을 내세웁니다. 발달 장애 부모들이 '사이비 치료'에 눈을 돌리는 서글픈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모바일 D:이슈를 시작합니다.
100명 중 2.5명
국내 자폐증 증상 어린이 비율
쳐다만 봐도 아까운 아이가
[황인성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이가 두 돌 때 '이름을 부르는데 보질 않아요, 아버님. 눈 맞춤이 너무 없어요.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이상하다"
[황인성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김모씨 : 아이가 정말 한글은 뗄 수 있을까, 얘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대학병원 진료 대기 1~4년
기다려진단 받아도
[이수현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의사는 진단만 내리지 그다음엔 어떻게 하라고 구체적 치료 방법이나,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주지 않아요.]
'치료법'은 없는데
'골든타임'은 있다는
아리송한 말
[김모씨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치료법이 없다 하시더라고요. 의사가. 이차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대요. 그게 뭔데요? 했더니 특수교육이래요. 7살이 지나면 정말 이제 희박하다, 아무리 교육을 많이 해도 되게 느리게 성장을 할 거기 때문에 7살이 커트라인이다, 엄마 아빠가 할 수 있는 모든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이제부터 '각자도생'
기댈 곳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떠도는 소문들
[황인성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정말 온종일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면서 정말 사이비 치료 센터로 보이는 것들도 당연히 제가 눈여겨봤고요.]
[이수현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일단 자폐 진단을 받으면 고립이 돼요. 정보가 고만고만한 거예요. 같이 휩쓸리기 쉽고, 판단력이 흐려지니까.]
절박한 부모의 마음을 파고드는 사설 기관
[김모씨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정상적인 과학, 의학에서는 방법이 없다는데 한의학이나 동종의학에선 좋아진 사례가 있고….]
유명 영재원도
[이수현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아이 눈앞에서 회초리를 휘두르는 거예요. 딱 그분이 그러시는 거예요. '이 아이는 자폐가 아니다'.]
유명 한의원도
[김모씨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아이가 8살이었거든요. 가슴 몽우리가 올라오는 거예요. 성조숙증 검사를 했는데 소견이 없다, 한약 부작용 같으니 중단하라....]
검증되지 않은 진단과 치료
알면서 뛰어드는 부모들
[김모씨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부모는 아이를 포기할 수가 없잖아요. 뭔가 새로운 게 나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게 또 우리한테 맞지 않을까.]
되돌아보니 미안한 마음만
[김모씨 / 발달장애 아동 부모 : 너무 많은 치료를 했어요. 고압산소라든가. 되게 많이 사실은 저는 후회를 해요. 근데 지금 저의 가장 큰마음은, 아이를 인정해 주고 기다려주고 좀 믿고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으면 어땠을까.]
'사이비 치료'를 만들고 키운 건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누구도 돕지 않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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