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홍범도 흉상 이전, 국방부·육사가 결정”…거리두기 이유는?

신지혜 2023. 8. 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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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국방부와 육사가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 대통령실 "홍범도 장군 흉상, 국방부·육사가 결정"논란과 거리두기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오늘(28일) 인천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와 육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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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국방부와 육사가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 대통령실 "홍범도 장군 흉상, 국방부·육사가 결정"…논란과 거리두기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오늘(28일) 인천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와 육사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난 정부 때 갑작스럽게 (흉상 설치가) 진행됐기 때문에 국민들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사실 잘 모를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 한 번 얘기되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국방부와 육사가 잘 협의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흉상 이전을 대통령실이 주도한다는 논란에 선을 그으면서, 군 당국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겁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 역시, 대통령실에는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봉오동 전투 2년 뒤인 1922년 1월,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에 조선 대표단으로 참석한 54세의 홍범도 장군(좌측). 우측은 독립운동가 최진동 장군


■ 소련 공산당 활동 이력에…"철거 아닌 이전"

대통령실에서는 또한 흉상 '철거'가 아니라 '이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련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군 간부 양성학교인 육사에 두는 건 부적절하다는 군 발표에 공감하면서도, 홍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을 폄하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는 걸 명확히 하려는 분위기입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흉상을 더 적절한 곳에 두려는 긍정적 의도로 진행되는 것인데, 취지가 잘못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고 KBS에 밝혔습니다.

또한, 다수의 관계자가 홍 장군 흉상 이전과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기념공원' 조성은 다른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홍범도 장군은 그래도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시작해 우리가 독립유공자라고 인정했던 군인이었고, 정율성은 그런 결정조차도 안 난 사람"이라며 "엄연히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정율성 기념공원에 대해선 "공산주의자에 대한 추모공원을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다고 한다"며 "우리의 자유와 연대, 통합 지향의 기반이 무너진다"(이달 25일 국민통합위원회 비공개 회의)고 우려를 밝혔지만,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거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26일 국방부는 "육사 정체성을 고려할 때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기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흉상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옆에 있는 국방부 청사 앞에도 홍 장군 흉상이 있는데, 군은 이 흉상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용산 국방부 청사 앞 홍범도 장군 흉상. 현재 국방부 앞에는 홍 장군을 비롯해 안중근·이봉창·윤봉길 의사와 이순신·강감찬·을지문덕·김좌진 장군 등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 봉오동 전투 이끈 독립운동가…2021년 유해 봉환

1910년부터 러시아와 만주 일대에서 활동한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만주에서 벌어진 대일 무장투쟁인 봉오동 전투,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습니다.

1922년 러시아에서 열린 극동민족대회에서 구소련 지도자 레닌과 면담하고 권총을
선물 받았으며,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정식 입당해 활동했습니다.

이후 1937년 소련 정부 결정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당했고, 1943년 현지에서 사망했습니다.

정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3년 홍 장군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으며, 2021년 8월 유해 봉환 당시 건국훈장 중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수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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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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