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친윤에 "누가 尹 엄석대 만드나"
'윤심'만 좇는 與에 쓴소리
총선 수도권 위기론에
김기현 "건강한 논쟁 과정
경제계 인물 앞세워 새바람"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 상임고문이 "국정 운영 철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윤심'만 좇는 당의 모습이 윤석열 대통령을 독재자로 보이게끔 한다"고 말했다. 내각과 당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일체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김 고문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 특강 연사로 나서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정책을 체화하거나 설명하거나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그런 모습 없이 윤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엄석대'다, 아니다라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고문은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에서 학급 내 독재자로 묘사되는 엄석대와 선생님을 비유로 들며 윤 대통령은 '선생님'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그는 "엄석대를 쫓아낸 선생님은 자유주의자지만 어디까지는 매를 든다"며 "그냥 자유주의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자유주의자로, 공정한 질서를 만들어낸다. 윤 대통령은 매를 들고 자유를 주는 선생님"이라고 설명했다. 또 집권 여당뿐 아니라 내각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김 고문은 "내각이 대통령의 자유와 자유주의에 대해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며 "이해하고 맞춰 보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내각에서는 '라면값 인하' 등 규제 강화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당과 내각이 의정 철학과 국정 운영 기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통령과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고문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의원들이 무조건적인 '윤심 좇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김 고문의 강연에 대해 "당이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를 보고 가달라는 얘긴데, 자꾸 윤심을 읽으려고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연찬회에는 당내 의원들이 총출동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의원들은 연찬회 개회식 전부터 강당에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강당 앞에는 윤 대통령이 보낸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의원들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당 지도부는 통합·소통·경제 세 가지 키워드로 특강을 진행하며 내년 총선을 앞둔 전략을 내보였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진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수도권 위기론은 건강한 논쟁 과정"이라며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연찬회를 개최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9월 마지막 정기국회가 내년 총선을 위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 선거를 두고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내에서 이번 선거가 어렵다, 쉽다 갑론을박하면서 생산적인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게 바로 역동적 정당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 대표가 나서 당내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결속을 다지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좋은 인물, 경제계 인물이 앞에 나서게 하고 이런 분들이 새바람을 일으키게 한다면 우리 취약 지역, 수도권 지역에서도 압승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계파를 초월할 것이고 개인적 호불호는 아무 상관없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적극적으로 모셔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내 지도부는 일제히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 이행과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이 결국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정기국회 성적은 내년 총선과도 직결된다"며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야당과의 정책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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